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벌어졌던 험악한 설전이 약간 누그러졌다. 북한 문제 해법이 무엇인지를 놓고 팽팽했던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먼저 대화와 담판 원칙을 강조했고, 백악관도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 브리핑에서 평화적 해결을 언급했다. 한껏 고조됐던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분위기가 일단 진정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북한의 화성 14형 미사일 심야 발사로 조성된 최악의 한반도 위기 국면은 실제로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는 등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현실화되자 “화성 12형 미사일 4발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북한이다. 이 계획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15일 이후 3∼4일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매년 실시되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 대신 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 이는 괌에 대한 위협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공표한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하면서 위기감을 최대한 고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북한은 대북제재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인정을 받아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협박할 시간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더욱 모험적으로 도발에 나설 수 있다. 미·중 정상의 통화로 고조됐던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마치 사라진 것처럼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방한 계획을 취소하지 않았고, 미·북의 비공식 외교라인이 단절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8월 위기설’이 지나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위협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단견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모험주의에 빠진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잃지 않되 어떤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 수시로 바뀌는 한반도 정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당사자로서 역할을 찾아 능동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미 공조를 더욱 단단히 다지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관련국에 우리의 생각을 끈질기게 전달해야 한다. 갈등이 깊어지면 해결의 돌파구가 나오기 마련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배제된 채 나오는 해결책이 결코 우리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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