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멀티, 비전은 하나… 건강한 중소형교회 개척 모범

꿈의교회 안희묵 대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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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묵 꿈의교회 대표목사(왼쪽)가 세종시에 있는 교회 앞마당에서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꿈의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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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는 이른바 ‘멀티교회’를 지향한다. 4개의 교회는 독립돼 있으며 교회별로 담임목사가 있고 행정이나 재정도 따로 운영된다. 주일설교는 같은 본문에 동일한 설교 메시지를 전한다. 이들 교회는 각 교회의 주일헌금에서 10%를 따로 떼 국내외 선교비에 사용한다. 공주와 세종시, 대전에 각각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고 있는 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57)다. 한국 최초 침례교회 중 하나인 이 교회는 공주침례교회로 시작했다 2003년 7월 개명했다. 교회는 1896년 미국 침례교 선교사 파울링 일행이 공주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시초다.

지난 8일 세종시 꿈의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안 대표목사는 “멀티교회는 지교회나 지성전 개념과는 다르다”며 “독립된 교회로 각각 기능하되 한 비전과 한 사명을 갖고 사역하는 교회”라고 밝혔다. 안 목사는 “멀티교회는 한 교회가 힘을 모아 필요한 곳에 또 다른 지역교회를 개척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멀티교회는 한 비전과 한 사명 지향

멀티교회 개념은 국내엔 아직 생소하다. 미국의 경우 성도수 2000명 이상 교회 70%는 여러 곳에 지성전이나 지교회를 두는 ‘멀티 사이트 캠퍼스 교회’로, 이들 중 일부는 꿈의교회처럼 ‘수평적 교회 개척’을 추구하는 멀티교회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모교회가 개척 자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같은 사명을 공유하며 서로 협력해 복음의 확산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교인들이 한 교회로 몰리며 대형화 하는 것을 막고 지역을 기반으로 건강한 중소형교회를 많이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 목사는 현재 공주와 세종시 꿈의교회 담임을 맡고 있다. 세종시 꿈의교회는 2012년에 개척해 지금은 성인 3000명, 교회학교 2000명 규모로 성장했다. 대전 꿈의교회(2008)와 세종시 글로리채플(2017)은 부교역자로 활동하던 목회자를 각각 담임으로 세웠다.

그는 1999년 당시 공주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후 기존 교회의 틀을 깨고 마르틴 루터의 ‘만인제사장직’과 침례교회의 기원이 되는 ‘회중교회’ 시스템에 적합한 소그룹 중심 사역을 시행했다. 소그룹은 ‘목장’이라 부르며 10여명 단위의 신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예배와 말씀묵상을 나눈다.

안 목사는 부친의 뒤를 이어 목회 대물림을 했다. 담임으로 첫 발을 내딛던 당시 교회는 221명이 출석하던 중소도시의 전통적 교회였다. 부친은 정체되고 있던 교회 성장을 위해 정년에서 9년을 앞당겨 만 61세에 조기은퇴했다. 안 목사는 이후 교회 체질 개선에 나섰고 소그룹 훈련을 받은 청년 리더 7명을 목자로 세워 본격적인 목장교회로 전환했다.

안 목사는 “목장교회는 교회의 본질과 그 사명에 가까운 교회 형태”라며 “교회는 목사 중심이 아니라 평신도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목회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지방 작은 교회 목회자 아들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안 목사는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학생 때는 정서적 혼란과 갈등 속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가 고2 때 회심하며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났다고 했다. 침례교신학교에 입학해 교회가 무엇인지, 예수 믿는다는 뜻과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한 이유를 깊이 생각했다. 부모님의 기도와 여러 과정을 거쳐 그의 상처는 사명으로 승화됐고 확고한 목회철학을 정립하게 됐다고 했다.

목사는 거룩한 소모품

그는 교회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교회를 위한 교회, 교회 유지를 위한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닙니다. 우리는 왜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고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목사는 교회의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목사는 오히려 맨 아래 있으면서 성도 한 명 한 명을 하나님의 사역자로 준비시키는 사람입니다. 목사는 교회를 위한 거룩한 소모품입니다. 목회는 교회를 살리고 세우기 위해 목사가 죽는 것입니다.”

그는 지역사회와도 적극 소통한다. 5년 전엔 조기축구회에도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엔 경기 도중 늑골이 부러지는 사고도 당했다. 안 목사는 조기축구회 활동을 하며 7명의 이웃을 전도했다. 목사보다 형님으로 불리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작년과 재작년엔 50여명을 개인 전도했다.

안 목사는 “목회를 지속하는 원동력은 성도와 교회 사랑”이라며 “정해진 나이 전에라도 영혼과 교회를 향한 열정이 사라지면 은퇴할 것”이라고도 했다. 비전과 전략은 흉내 낼 수 있지만 열정을 흉내 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교인들에게 3가지 질문을 자주 한다고 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 가치는 무엇인가’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존재하며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은 성공이나 돈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입니다. 존재의 가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올바로 답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개혁의 시작입니다. 개혁은 여호와께 돌아가는 것이지 주님을 나에게 끌고 오는 게 아닙니다.”

■ 살리고·고치고·키우고·세우고… 꿈을 공유하는 교회

꿈의교회는 ‘모든 신자가 사역자로 섬기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10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사람을 살리고 고치고 키우고 세우고 섬기고 지키고 축복을 누리고 나누고 주님을 전하며 높이는 일’이다. 교회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는다.

꿈의교회 특징 중 하나는 다음세대를 위해 영성 지성 감성을 고양한다는 점이다. 세종시 꿈의교회만 하더라도 본당보다 교회학교 예배실이나 교실을 꾸미는 데 손길이 많이 들어가 있다. 교회학교를 위한 다양한 공간과 배치,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세종시 글로리채플은 다음세대를 위해 특화돼있다. 어린이를 위한 교실과 세미나룸, 활동 공간이 많다. 미국의 크리스천 리더십 클럽인 ‘어와나’도 진행한다. 어른들을 위한 수요예배와는 별도로 다음세대만을 위한 수요예배도 드린다. 카페와 서점을 설치해 30∼40대가 주류를 이루는 세종시민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세종 꿈의교회는 7∼13세 아동을 위한 영어주일학교와 영어특별학교도 운영한다.

이 교회 신자는 5단계 코스의 제자훈련(양육)을 받는다. 각 양육단계가 끝날 때마다 다양한 주제의 신앙 세미나도 배치돼있다. 앎이 삶이 되는 것을 강조해 전 교인들이 동일한 교재를 갖고 큐티(QT)를 한다. 꿈의교회는 큐티를 ‘알티(RT)’라고 부른다. 큐티는 하나님과 관계 맺는 시간(Relation ship Time)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지역사회 섬김에도 적극적이다. 장학금 지급과 문화공연, 농어촌 목회자 초청 안식의 시간도 갖고 있다. 얼마 전엔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에 ‘꿈의중학교’도 설립했다. 대사회적 섬김 차원에서 ‘자영업자 돕기 성공세미나’도 진행했으며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소외이웃 돕기도 나서고 있다.

안희묵 목사는 “지역사회에 기생하는 교회가 아니라 기여하는 교회가 되고 싶다”며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은 건강한 교회의 표지”라고 말했다.

세종=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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