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美 신학교들의 변신… 신학교육의 종말?

북미 신학생 등록률 10년 새 2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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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학교들이 쇠퇴하면서 전통적 신학교 기능과 역할이 변하고 있다. 캠퍼스를 이전할 예정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 전경. UMC 제공
미국 주류 신학교들이 재정 위기에 몰리면서 캠퍼스를 매각하거나 타 신학교와 합병하는 등 신학교 쇠퇴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이 같은 변화를 소개하면서 “신학교들이 온라인 강좌로 돌파구를 마련하거나 NGO(비정부기구) 지도자 양성 등으로 신학교 역할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선지 동산’에서 ‘비영리단체 관계자 교육기관’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신학교협회(ATS)에 따르면 지난 10년 새 미국 내 신학생 등록률은 25% 감소했다. 이는 전임 목회자를 청빙해 사례비를 줄 수 있는 교회들이 줄어드는 데다 교회에 젊은 세대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단 본부가 신학교에 대한 지원을 감축하는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신학교들 사이에 매각이나 인수·합병 등이 발생하고 있다. 1807년 미국에서 첫 대학원 과정을 개설했던 앤도버뉴톤신학교는 지난달 메릴랜드주의 캠퍼스를 매각키로 했고 이번 가을학기부터 코네티컷주 예일대 신학부와 통합한다. 감리교 신학교인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도 지금의 캠퍼스를 처분하고 더 저렴한 비용의 건물을 찾기로 했다. 여성 안수를 비롯해 동성애자 신학생을 받아들였던 미국 성공회신학교는 뉴욕의 유니온신학교와 합병될 예정이다.

신학교들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고유의 기능과 역할도 변하고 있다. 클레어몬트신대원은 2010년부터 온라인 강좌를 강화했고, 신학 위주에서 비교종교학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칸진 제프리 쿠안 총장은 이에 대해 “신학교의 목회자 양성 기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제 교회뿐 아니라 비영리단체나 일반 연구소에서 일할 전문가 교육에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니얼 알레쉬어 ATS 전 사무총장은 “상당수 신학교들이 인수·합병에 직면해 있다”며 “군소 신학교들은 재정적으로 안정된 대형 신학교나 종합대학으로 흡수되고 있다. 신학교육의 종말이기보다는 또 다른 사명을 위한 점진적 발전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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