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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양승함] 文 대통령 100일,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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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됐다.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의 혼란 속에서 취임한 이래 문 대통령은 치유와 섬김의 리더십으로 국정을 안정시키고 높은 수준의 국정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한국갤럽 8월 2주차 78%). 역대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새 대통령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앞으로의 국정 성과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그러했듯 임기가 지날수록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몇 가지 평가를 아니 할 수 없다.

문 대통령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는 대통령 리더십이다.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저래도 되나 할 정도로 탈권위주의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다. 국민과 직접 접촉을 통한 소통과 온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민 친화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고통 받은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모습에서 국민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정치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정부로 민주화는 됐지만 아직 국민을 위한 정부까지는 발전되지 못했는데 이제 그 희망이 보인다.

그럼에도 염려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감성적 리더십만으로 국가관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관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사다. 임기 초 인사는 파격적이고 신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낙마에서 보듯 인사검증체계의 문제가 심각하다. 인사검증 문제는 청와대 인사가 편중돼 진행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56명 중 소위 운동권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인사, 문재인 캠프 인사, 전·현직 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82%에 달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후견제도와 엽관제도에 의한 인사다. 성과제도에 의한 인사정책 즉 탕평책이 실종되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국가관리는 궁극적으로 정책적 성과에 달려 있다. 문재인정부는 수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있어서는 다분히 수긍이 가며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집권 초기에 개혁정책을 내놓아야 동력을 갖고 추진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현장 방문할 때마다 뜬금없이 퍼내는 굵직한 정책 발언은 국민을 당황하게 만든다. 대통령의 존재감도 좋지만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들이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전 정부처럼 대통령이 만기친람하면 국가관리시스템은 무너지게 돼 있다. 비정규직 제로와 건강보험 확대, 탈원전 정책 등이 관련 부서와 협의는 제대로 하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책임 총리와 책임 장관제도가 아쉽다.

장기적으로 국가관리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제도 개혁이다. 적폐청산을 국정목표로 삼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제도개혁이 필수적이다. 적폐는 사회에 제도화돼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든 일반 국민이든 부패 부조리에 많은 사람들이 관련돼 있다. 성공국가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룩해야 함은 물론이다. 제도개혁의 출발점을 국가 권력기관으로 잡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과 국정원, 군과 경찰 등이 개혁돼야 한다. 정경유착 일소는 물론 양극화를 극복해 공생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 제도개혁도 추진돼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적폐청산은 과거 오류에 집중되고 있는 인상을 준다.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중점을 둬야 국민 다수의 동의를 유지할 수 있다.

이상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밀한 기획으로 정책 및 제도개혁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협치다. 협치는 여소야대 국회 구성을 고려하면 국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 요소다.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원활하게 운영해야 함에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과의 협치다. 국민과의 협의를 통해 국민적 지지와 동의를 확보할 수 있다면 정책적 결함을 극복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국민의 갈채를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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