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레드카드 기사의 사진
축구경기의 레드카드. Getty Images Bank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경고 조치로 6·19대책을 내놓았다. 그 옐로카드가 먹혀들지 않자 소위 8·2대책이라 부르는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1970년 멕시코 축구 월드컵부터 사용해 온 레드카드는 규칙 위반에 대한 퇴장의 판정으로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도 볼 수 있다. 투기세력을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번 규제는 레드카드처럼 분명한 효과를 보여줄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집 없는 서민에게는 달콤한 정책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빨강 시그널은 자동차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철도 신호와 해운 신호로 사용했다. 빨강은 언제나 위험과 금지의 교통신호로 통용된다.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빨강의 반대색은 파랑으로 여겨왔지만 20세기 초부터 서구에서 초록을 빨강의 반대색으로 보게 된 계기는 보색에 관한 색채이론 때문이다. 색상환에서 두 색은 반대에 위치한다. 그래서 3색 교통표지판에서 통행허가를 가리키는 신호는 초록이다. 중간에 위치하는 노랑은 신중한 이동을 요구하는 색이다. 그래서 노랑은 경고 의미로, 빨강은 금지 신호로 활용한다. 이러한 상징으로 빨강은 적신호, 적색 지대, 빨간책, 적자(赤字), 빨갱이처럼 금기와 불순의 색으로 등장했다.

빨강은 피와 불을 연상시키는 색으로, 좋고 나쁨을 극명하게 담은 색이다. 좋은 의미로 빨강은 기독교 문화에서 붉은 포도주처럼 생명과 정화의 색으로 속죄와 부합한다. 빨강은 빛인 동시에 성령으로, 축제의 색이다. 한편 나쁜 의미로서 빨강은 불손한 폭력과 죄의 상징으로 분노의 색으로도 읽힌다. 또한 빨강은 악마와 지옥으로, 배신자 유다의 붉은 머리털 같은 부정적인 색이다. 이처럼 빨강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색으로 문화와 상황에 따라 반대의 의미로 활용할 여지가 많다. 빨강은 다양하고 풍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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