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노트] 눈물 기사의 사진
‘여자의 사명 : 남자의 동반자’ 조지 엘가 힉스
상담을 하다 보면 “눈물을 흘려서 미안합니다. 울어서 죄송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눈물 흘리는 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울음은 참을수록 좋다고 배워온 사람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울음은 억지로 참으면 병이 된다. 힘든 세상을 버텨내려면 눈물이 필요하다. 울음은 스트레스와 슬픔, 상실과 좌절의 아픔을 줄여준다. 눈물을 흘리면 감정이 정화된다. 실컷 울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감정이 표현되며 나오는 눈물을 정서적 눈물이라고 한다. 연기나 먼지에 자극받아 흘리는 것은 반사적 눈물이다. 이 둘은 성분이 다르다. 정서적 눈물은 반사적 눈물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과 독소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면 스트레스 호르몬과 독소가 몸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정서적 눈물을 흘리면 체내의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농도가 높아진다. 이 두 호르몬은 행복감과 연대감을 증진시킨다. 실컷 울고 나면 부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호흡과 심박이 안정된다. 그런데 양파를 까면서 아무리 울어도 이런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반사적 눈물이기 때문이다.

눈물은 사회적 신호다. 눈물을 통해 ‘나는 지금 슬프고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타인의 눈물을 목격한 사람에게도 강한 감정 반응이 일어난다. 직접 고통 받지 않더라도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나도 같이 아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눈물을 통해 내보내는 것이다. 공감 받고자 하는 사람, 공감해주고자 하는 사람 모두 눈물을 흘리게 된다. 공감의 눈물은 신뢰를 형성하고 유대감을 강화한다. 같이 울면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눈물을 보이며 “나는 지금 힘들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건강한 거다. 눈물을 흘리며 ‘나를 도와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감정을 덜 억압한다. 강한 사람은 감정에 솔직하다. 감정 표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향해 눈물을 보일 수 있다. 울 줄 아는 힘을 가진 사람만이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는 법이다.

김병수(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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