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식약처의 존재 이유 기사의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중앙화학연구소와 중앙생약시험장을 모태로 한다. 두 기관을 흡수한 국립보건원의 일부 기능을 분리해 다시 국립보건안전연구원이 만들어졌고 1996년 식품의약품안전본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2년 뒤에는 보건복지부의 외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2013년 3월에는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됐다. 초대 처장은 정승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6개 지방청, 13검사소를 거느리고 있고 정부 부처 중 가장 많은 박사들이 포진돼 있다. 국내 최대 전문 집단인 것이다.

식품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는 현재 식약처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격상된 식약처는 식품안전 관리를 일원화한다는 명분 아래 여러 부처에 흩어져있던 식품안전 업무를 이관 받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믿음을 주기는커녕 불신과 혼란만 가중시켰고 어이없는 발표로 분노를 샀다.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최고 농도로 오염된 계란을 매일 2.6개씩 평생 먹어도 되고 한꺼번에 먹을 경우 성인은 126개까지 섭취해도 안전하다.” 살충제 성분을 먹어도 별문제없다는 식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당국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너무 과하고 단정적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조직의 수장은 한 술 더 떴다. 류영진 처장은 22일 국회에 출석해 “업무 파악이 부족하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책을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라고 표현했다.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지낸 보건전문가인 그는 지난달 취임하면서 “국민과 가까이서 소통해 그 마음을 읽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오락가락하는 행태로 국민의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다. 안전한 식·의약품 관리를 통해 국민 건강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했던 청와대의 배경 설명이 무색해 졌다. 식약처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준동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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