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엔터스포츠] 오늘도 1승 위해 구슬땀… ‘무승 투수’ 96명 기사의 사진
2004년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오프닝에는 이런 자막이 나온다. “프로야구 20년 역사상 은퇴 투수는 총 758명이다. 그 중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126명뿐이며 1승 이상 거둔 투수는 431명이다. 나머지 327명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야구계를 떠났다.”

감사용은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5년 동안 통산 1승1무15패 전적을 기록했다. 영화는 감사용이라는 무명의 패전처리 전문투수를 통해 1승의 의미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1승은 정말 소중하다. 1승이라도 거둔 감사용은 행복한 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현재까지 1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투수는 총 579명이다. 이 중 483명은 그토록 고대하던 1승을 따내지 못하고 야구를 접었다. 그리고 96명의 투수들은 지금도 1승을 거두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가장 불운한 선수는 한화 이글스 박성호(31)다. 2009년 한화에 입단한 박성호는 8년 동안 1군에서 87경기 116⅔이닝을 던졌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통산 성적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8이다. 박성호는 1승도 거두지 못한 투수 579명 중 유일하게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다. 박성호는 현재 1군 진입을 위해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다듬고 있다.

무승에 그치고 있는 현역 선수 96명을 구단(현 소속)별로 살펴보면 넥센 히어로즈가 13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화(10명), 삼성 라이온즈(9명), LG 트윈스·SK 와이번스·kt 위즈( 8명),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7명), NC 다이노스(6명), KIA 타이거즈(4명) 순이다. 상무와 경찰청 소속 선수도 각각 7명, 9명이다. 이들 중에는 기대를 모은 유망주도 없지 않다. 두산 장민익(26)은 현역 최장신 선수(207㎝)로 2010년 입단할 때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큰 키와 좌완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랜디 존슨을 꿈꿨지만 제구력 난조로 계속 1군과 2군을 오르락 내리고 있다. 강장산(27)도 올 6월 NC에서 kt로 팀을 옮기고 1승을 다짐하고 있다.

반면 공 한 개만 던지고 쉽게 승리를 챙긴 선수도 있다. 총 17명이다. 가장 최근에는 LG 정찬헌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정찬헌은 지난달 27일 넥센전에서 팀이 2-3으로 뒤진 9회초 2사 1, 2루에서 구원으로 나와 서건창을 공 한 개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그런데 9회말 박용택이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정찬헌은 승리투수가 됐다.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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