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컷] “독재자에게 복종치 마십시오” 기사의 사진
제복을 입은 사진 속 남자는 영국의 전설적인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이다. 사진은 그가 아돌프 히틀러를 풍자한 작품 ‘위대한 독재자’(1940)에서 독재자 ‘힌켈’로 분한 모습. 영화에서 채플린이 내뱉은 마지막 연설은 7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회자되곤 한다.

“기계 인간에게 복종치 마십시오. 독재자는 몸도 마음도 기계입니다. 당신은 기계도 돼지도 아닙니다. 인간입니다. 가슴엔 사랑이 넘칩니다. 미워하지 맙시다. 사랑에 굶주린 자만이 남을 미워합니다. …군인이여!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됩시다.”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은 채플린과 히틀러를 비교하면서 20세기의 아픔을 선연하게 드러낸 신간이다. 히틀러는 채플린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독일에서 인기가 많았던 데다 평화주의자를 자처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해(1889년)에 태어났고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다. 일본에서 ‘채플린 전문가’로 통하는 저자는 두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지금도 세상을 옥죄는 극단주의에 대항할 방법을 제시한다.

“채플린과 히틀러가 한 시대와 사고의 결정체라고 본다면 ‘채플린적인 것’과 ‘히틀러적인 것’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채플린의 이미지가 히틀러의 이미지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다. 전 세계 사람들이 웃었기 때문이다. 오직 우직함과 유머만이 ‘히틀러적인 것’에 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위대한 독재자’는 가르쳐준다.”

채플린의 대단했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저작이기도 하다. 채플린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웃음은 광기에 대항하는 방패입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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