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호텔리어가 말하는 ‘진짜 VIP’… “예약시간 ‘12시5분’이래요”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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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품격이란 무엇일까. 20년 넘게 호텔리어로 일하며 사회 고위층 인사를 만나온 오현석(49·사진)씨는 “배려심에서 나온 사소한 습관이 몸에 배였을 때, 진정한 품격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 VIP에게는 특별함이 있다’(미래의창)를 펴낸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파란 셔츠와 재킷 차림에 맵시가 있었다.

“부유층 인사들이 소위 ‘갑질’로 비난을 받고 청년들은 ‘흙수저’라고 자기 삶을 비하하며 물질적 성공만 추구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부와 명성만으로는 존경을 받을 수 없어요. 존경 받으려면 진정한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걸 전 호텔리어로 일하며 배웠어요.” 책은 호텔 ‘VIP(Very Important Person·주요 고객)’들의 사소한 습관과 태도를 상세히 소개한다.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하고 1993년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일을 시작한 오씨는 외식컨설팅회사 레스토랑 운영본부장을 거쳐 현재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일단 호텔 VIP의 기준은 뭘까. “기업체를 소유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유명 연예인이거나 …. 수천명이겠죠. 호텔에서 관리하는 인원은 1000여명 정도이고.”

그가 소개하는 VIP는 그중에서도 존경받을 만한 태도를 가진 이들이다. “식전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물을 담는 핑거볼이 있어요. 매우 아름답게 나오죠. 한 여성이 음료인 줄 알고 그 물을 마셨는데 맞은 편 남자 손님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 이내 그 물을 따라 마시더군요. 그분이 무안해하지 않도록.”

오씨는 이런 사소한 태도와 습관에서 품위를 느꼈다고 한다. “VIP의 특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아주 평범해요. ‘미안하다’ ‘고맙다’ ‘맛있다’ 등의 말을 아끼지 않고, 모르는 게 있으면 아는 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모르는 걸 배웁니다. 우리가 다 아는 좋은 습관이 몸에 배여 있습니다.”

일반인과 조금 다른 점도 있을 것 같았다. “예약 시간을 5분 단위로 잡아요. 점심 예약을 하면 12시로 하지 않고 12시5분 또는 11시55분…. 시간을 쪼개 쓰고 남는 시간엔 독서를 많이 해요. 팁을 줄 때도 꼭 봉투에 넣어서 주고 직원들 이름을 기억했다가 누구씨라고 부르죠.”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상류층의 기준은 무엇일까. “기부와 봉사 문화에 동참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사회 상류층은 타인을 배려하는 데서 나아가 나눌 줄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오씨 말에 따라 품격 있는 상류층의 조건 3가지를 이렇게 꼽을 수 있겠다. 배려, 기부, 봉사.

글=강주화 기자,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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