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징·북·꽹과리…‘사물놀이 섬’에 흥겨운 바다 기사의 사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명물 ‘콰이강의 다리’ 아래 푸른 바다 위를 어선이 하얀 물결을 일으키며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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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를 보석처럼 수놓는 아름다운 섬과 푸른 바다가 빚어내는 절경,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특화거리…. 경남 창원에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2018년은 ‘창원 방문의 해’다. 과거, 현재,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창원의 매력을 찾아 떠나보자.

7개 즐거움을 풀어놓는 흥취의 마산 바다

칠락도(七樂島).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 인근에 옹기종기 모여 7개의 즐거움을 상징하며 멋진 다도해 풍광을 자랑하는 섬이다. 쇠섬(큰 꽹과리), 자라섬(작은 꽹과리), 긴섬(퉁소), 징섬(징), 장구섬(장구), 북섬(북), 납섬(잔나비) 등 7가지 풍물과 풍악을 의미한다.

쇠섬은 철도(鐵島)로 불렸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부터 구산면 사람이 많이 들어와 살면서 그렇게 불렀다. 마찬가지로 자라섬은 소도(小島), 긴섬은 장도(長島), 징섬은 쟁도(錚島), 장구섬은 악도(樂島), 북섬은 고도(鼓島), 납섬은 신도(申島)다. 옛 구산 땅 사람들의 흥취와 여유가 엿보인다.

대표는 사물(四物)섬이다. 장구마을 앞 포구에서 본 장구섬은 봉긋한 봉우리 두 개가 낮은 모래톱으로 연결돼 있다. 장구섬 북쪽엔 징섬, 징섬과 장구섬 서쪽에는 타악기 북을 빼닮은 북섬이, 구복리 남쪽 로봇랜드가 들어설 만(灣)에는 쇠섬이 자리해 흥겨운 한마당을 펼친다.

긴섬과 쇠섬 사이에 ‘콰이강의 다리’가 놓여 있다. 마산 육지와 저도(猪島·돼지섬)를 연결하는 연륙교로 창원의 핫플레이스다.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와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1987년 의창군 시절 설치된 길이 170m, 폭 3m 규모의 철제 교량은 2004년 신교량이 설치되면서 보행전용 교량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창원시가 사업비 7억원을 들여 설치한 스카이워크를 지난 3월 28일 개장한 이후 입장객 수가 4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다리는 소리나는 피아노 건반과 디딤발 아래 바닷물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투명유리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투명유리를 통해 내려다 보면 13.5m 아래로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아찔하다. 하지만 그 바다 위로 쇠섬 장구섬 등을 오가는 배가 흥겹다.

야간에는 LED 조명이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은하수 길로 변모한다. 연인이 다리를 건너는 동안 손을 놓지 않으면 사랑이 이뤄지고, 다리 위에서 헌화 청혼을 하면 승낙받을 수 있다는 말도 만들어졌다. 입구에 하트 모양의 사랑의 자물쇠 걸이와 엽서를 보내면 한 달, 일 년 만에 받아볼 수 있는 ‘느린 우체통’도 비치돼 있어 다채롭고 즐거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아름다운 속살과 이야기를 간직한 진해

해군도시 진해로 접어들면 음지도, 우도, 소쿠리섬 등이 아름다운 속살을 드러낸다. 250m 길이의 음지교를 건너면 진해해양공원에 닿는다. 음지도를 통째로 공원으로 꾸몄다. 이곳에 창원의 랜드마크 ‘해양솔라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배의 돛 모양을 한 솔라타워는 높이 136m다.

타워동 27층에 위치한 높이 120m 원형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앞 우도, 웅도, 소쿠리 섬은 물론 멀리 칠천도와 거가대교, 대죽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전망대 바닥 왼편에는 투명한 강화유리가 깔려 있어 아찔함을 더한다. 건너편 우도의 집이나 다리 아래를 지나는 배들이 미니어처같이 보인다. 신비한 바다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양생물테마파크, 해전사 체험관, 해군의 함상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군함전시관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풍부하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그 뒤에 나타나는 뱃길을 형상화해 만든 106m 길이의 보행전용교를 건너면 아름다운 섬 우도(友島)에 닿는다. 독버섯이 많이 자생해 ‘벗섬’으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자식으로 잘못 표기하는 바람에 친구를 뜻하는 섬이 됐다. 마을 지붕을 원색으로 칠하고 벽과 골목에 벽화를 그려넣은 풍경이 오랜 친구처럼 정겹다.

우도의 남쪽해변에 서면 바로 앞으로 웅도가, 저 멀리 거가대교가 지나는 저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인근 무인도 소쿠리섬은 낚시꾼과 바다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우도 인근에 강은철이 부른 대중가요 ‘삼포로 가는 길’의 배경이 된 삼포마을이 있다. 작사·작곡가인 이혜민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노래비가 서 있다.

입이 즐거운 마산의 삼시세끼

마산은 아귀찜이 시작된 곳. 아귀를 먹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오동동에서 된장과 고추장을 반반 섞고 마늘, 파 등을 첨가해 만든 양념장을 꼬들꼬들하게 말린 아귀에 발라 북어찜처럼 쪄낸 것이 시초라고 알려졌다. 이후 갖가지 채소를 첨가해 만들기 시작한 것이 1960년대. 마산시내 중심가 오동동에서 갯장어식당을 하던 일명 혹부리할머니가 어부들이 잡아온 아귀에 된장,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섞어 쪄서 만든 음식이 맵고 화끈한데다 쫄깃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어서 마산항 어부들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때부터 오동동 사거리 아귀찜 골목 식당들이 성업했다.

마산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 외에는 생아귀를 쓰지 않고 찬바람에 20∼30일 이상 말린 건아귀로 만든 찜을 낸다. 된장으로 간을 해 비린내를 없애고, 전분을 첨가하지 않아 국물을 자작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과 돼지고기와는 또 다른 수육 맛을 느낄 수 있는 아귀수육도 별미다.

마산어시장 내 20개 정도의 전문 복요리집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마산의 명물거리로 자리 잡았다. 1945년 어시장 주변의 한 식당에서 참복과 콩나물, 미나리를 넣고 끓인 국에 밥을 말아 손님상에 냈다. 항구에서 일하는 바닷사람들과 시장 사람에게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는 복국은 인기메뉴였다.

여행메모

진해드림로드·창동예술촌·꼬부랑길… 옛 시절 추억·향수 느끼는 볼거리 다양


서울시청에서 경남 창원시청까지는 370㎞ 전후다. 승용차로 5시간 가까이 걸린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내서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제1지선으로 갈아탄 뒤 동마산나들목으로 나오면 가깝다. KTX를 이용하면 창원역까지 3시간가량 소요된다. ‘콰이강의 다리’는 마산합포구에, 우도는 진해구에 있다.

진해의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진해드림로드는 장복하늘마루길, 천자봉 해오름길, 백일아침고요산길, 소사생태길 등 네 코스로 구성돼 있다. 19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은 작가들의 창작공간과 전시장, 스토리텔링 골목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 예술공간이다. 250년 역사길과 옛 시민극장 일대를 중심으로 근대 역사와 문화예술, 옛 시절의 추억들과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블록에 새기고 한국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색상으로 색을 입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표현한 창동상상길과 마산항이 내려다보이는 벽화마을 가고파꼬부랑길도 둘러볼 만하다. 문신미술관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선생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곳. 문신은 우주의 생명과 운율을 시각화한 작가로 평가된다.

한국관광공사의 호텔체인 베니키아 가맹점인 호텔 샤보이는 깔끔하고 저렴해 가족이 묵기에 좋다. 온천욕을 겸하고 싶다면 마금산 인근 북면온천단지를 찾으면 된다. 창원시는 내년 ‘2018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2018년을 ‘창원 방문의 해’로 정했다(창원시 관광과 055-225-3690).

창원=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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