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순 게이트’에 한국 야구 흔들 기사의 사진
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29일 전직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의 금품수수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KIA 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데 대해 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전경. KIA 타이거즈 제공
심판 금전거래 사건이 프로야구를 강타하고 있다. 많은 구단들이 스포츠의 생명인 공정성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범죄에 무감각하다는 점에서 자칫 프로야구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IA 타이거즈는 29일 사과문을 내고 “심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구단이 연루된 데 대해 KIA 팬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해당직원을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진행 중”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KIA에 따르면 구단 직원 두 명은 돈을 빌려달라는 최규순 전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100만원씩 각 1회 송금했다.

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구단은 현재까지 두 곳이다. 앞서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이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최 전 심판에게 300만원을 건네 지난달 초 자진사퇴했다.

심판 금전거래 사건은 다른 구단으로 불똥이 튈 전망이다. 검찰이 최 전 심판의 자금 거래 내역을 추적하면서 지금껏 알려진 두산과 KIA 외에도 2∼3개 구단 관계자들이 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구단들이 범죄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KIA는 이 사실이 드러날 때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0개 구단을 상대로 최 전 심판과 관련된 금전거래 여부를 문의했다. 당시 KIA는 KBO에 “자체조사를 한 결과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이번에 직원 두 명이 돈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폐 의혹마저 사고 있다. 두산은 심판 금전거래를 자진 신고했지만 “개인 간의 금전거래”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규정 위반이다. 야구규약 제155조 ‘금전 거래 등 금지’ 조항을 보면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돼 있다.

이런 낮은 윤리의식은 구단 고위직부터 하위직까지 모두 망라한다. 최 전 심판은 KIA의 경우 일반 직원들에게 돈을 받았고, 두산과 넥센 히어로즈는 최고위급 인사들에게 접근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최 전 심판은 두산 김 사장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다급한 일이 생겼는데 통화가 가능하느냐”고 묻고 자신의 계좌번호를 보냈다. 김 사장은 “걱정 마시고 일 잘 처리하라. 300만원 보내겠다”고 답신을 보냈다.

구단을 감독해야하는 KBO는 이런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어 범죄를 막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BO 관계자는 “돈을 건넨 구단 직원들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곧 열고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면서도 “처벌 규정이 없어 어떤 징계가 내려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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