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컷] “인생이란 죽음으로 가는 대기실이죠” 기사의 사진
저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고, 그곳에서 삶의 마지막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환자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저 사진에 담긴 할머니를 만난 곳도 호스피스 병동이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조세피나 로페즈. 저자는 그가 어디에서 나고 자랐으며 무슨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지 적지 않았다. 그저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과 짤막한 인터뷰 내용, 할머니가 자필로 써내려간 자기소개서 한 장만 소개할 뿐이다.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인데도 책을 읽노라면 괜스레 코끝이 매워지면서 눈가가 뜨거워진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란 죽음으로 가는 대기실이죠. 태어난 그날부터, 언제 어떻게 어디서 죽을진 모르지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은 확실해지는 거죠. 제가 곧 죽는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평온해요. …죽는 게 무섭지 않아요. 행복하게 오래 살았는걸요.”

책에는 할머니를 포함해 죽음의 문턱을 밟고 서 있는 20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사진 속의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이 세상에 없다”며 “여러분이 나와 같이 그들을 추모하고 그들이 남겨 준 메시지와 지혜를 소중히 간직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위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이 쓴 추천사도 눈길을 끈다. “여기 있는 사진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결코 우울하게 하지는 않는다. …죽음이 삶의 한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무심했던 것들에 감사하며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게 해준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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