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부끄럽지 않은 교회 향한 고민 계기로”

美 수해로 구설 오른 조엘 오스틴 목사 어떻게 봐야하나

[미션 톡!] “부끄럽지 않은 교회 향한 고민 계기로” 기사의 사진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허리케인 ‘하비’가 휩쓸고 지나간 직후 조엘 오스틴 목사의 휴스턴 레이크우드 교회의 모습. 미 언론들은 오스틴 목사가 수재민을 돕기 위해 교회를 개방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건물 밖은 물론 건물 지하에 빗물이 들어차 있었음을 스테저 목사가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페이스와이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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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 일대를 휩쓸면서 휴스턴 등지에는 수재민 수십만명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교회들은 저마다 교회를 개방해 대피소 등으로 제공하면서 피해 주민들을 돕는 데 팔을 걷었죠.

그런데 베스트셀러 ‘긍정의 힘’의 저자이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로 꼽히는 조엘 오스틴(사진) 목사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주일인 지난 27일 인근 다른 교회들이 예배당을 수재민을 구원하기 위한 ‘방주’로 제공한 것과 달리 오스틴 목사의 교회는 무려 1만6800석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개방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오스틴 목사는 “이재민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물품 나눠주는 일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평소 오스틴 목사에게 비판적이었던 빌리그레이엄센터 사무총장 에드 스테저 목사가 변호에 나섰습니다. 그는 “내가 오스틴을 옹호하는 글을 쓸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도 ‘일부 기독교인은 진실을 중요시하기보다 오스틴을 싫어하는 것 같다’며 29일 미국 기독언론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한 편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스테저 목사는 이 글에서 많은 이들이 모르고 지나간 사실을 언급했는데요. 오스틴 목사가 시무하는 휴스턴 레이크우드교회 건물은 한때 NBA 농구팀 휴스턴 로키츠의 홈구장으로 쓰이던 시절 태풍으로 경기가 취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수해에 취약한 곳이었던 거죠. 실제로 수해 당시 교회 사진을 보면 건물지하에 이미 물이 들어차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교회 측은 수재민들에게 이 건물을 제공하는 대신 교회에서 8㎞가량 떨어져 있는 조지 브라운 컨벤션 센터를 대피소나 보호소로 활용코자 한 겁니다. 실제로 이 센터에는 각종 구호물자가 준비돼 있었고 규모도 교회보다 5배 정도 컸다고 하네요.

스테저 목사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은 오스틴이 진실을 왜곡한다고 싫어하면서 진실을 왜곡하며 오스틴을 공격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남을 비판할 때 기억해야 할 4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편파적으로 정보를 모으지 말 것, 감정을 다스릴 것, 잘못된 사실을 퍼뜨렸을 경우 스스로 철회할 것, 명백한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을 아낄 것 등입니다.

하지만 스테저 목사의 글이 올라가고, 레이크우드 교회가 수재민을 위해 개방된 뒤에도 SNS에서 오스틴 목사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독교를 향한 세상의 높은 도덕적 잣대는 최근 국내 핫이슈인 종교인 과세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많은 교회 목사들이 이미 오랫동안 소득세를 자진해서 내 왔는데도 세금을 내기 싫어 교계가 반대한다고 공격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평소 교회들은 국내외 봉사현장에서,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지만 이런 선한 일들은 당연지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세상은 조그만 허물이라도 여겨지는 일을 발견하면 “그러면 그렇지” 식의 비난을 쏟아냅니다. 아마도 하나님의 종인 목사들을 비롯해 기독인들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것이겠지요. 기독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도, 세상에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고민되는 요즘입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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