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申의 속도’로 이란 잡는다 기사의 사진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손에 빨간 붕대를 감은 선수가 손흥민(오른쪽 다섯 번째).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31일 이란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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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해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

31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을 앞둔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평소와 달리 신중하고 긴장감이 역력했다. 신 감독은 3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선발 출전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일(31일) 선발 명단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란 감독은 아주 노련한 전술가여서 두 선수의 선발 출전 여부와 포메이션을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한국팀 전력을 알지 못하도록 최대한 정보를 숨기겠다는 것이다.

대표팀의 주포 손흥민은 지난 6월 수술을 받았던 오른팔이 불편한 상태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황희찬은 소속팀 훈련 때 다친 오른쪽 무릎 안쪽 인대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팀은 전력 노출을 막으면서 소집훈련 기간에 이란 격파를 위한 해법 마련에 골몰해왔다. 이란은 수비가 강한 팀이다. 최종예선에서 8경기에서 8골을 뽑아내는 동안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란의 ‘수비 축구’를 만든 이는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이다. 2011년 4월 이란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탄탄한 수비 전술로 이란 축구를 아시아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수석코치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며 수비를 담당했던 그는 맨유 수비를 이란 대표팀에 이식했다.

한국이 이란 수비를 뚫을 비책은 ‘빠른 플레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호 시절처럼 선수들이 서서 볼을 주고받는 느린 템포로는 그물망 같은 이란 수비를 뚫을 수 없다”며 “한국은 공격 전개와 볼의 좌우 방향 전환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또 볼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도 더 빨라져야 이란 수비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골이 절실하지만 경기 초반 신중해야 한다. 치열한 허리 싸움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뒤 경기를 차분하게 풀어 나가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란 공격진은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기동성을 앞세운 오버래핑에 능하다. ‘한국 킬러’ 사다르 아즈문(로스토프)과 마수드 쇼자에이(파니오니오스)가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지만 둘의 공백은 레자 구차네자드(헤렌벤)와 아쉬칸 데자가(알 아라비)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이란 대표팀은 엔트리 23명 중 12명을 해외파로 채웠다. 대부분 유럽파인 이들은 개인기가 뛰어나다. 한국 수비진은 커버 플레이와 간격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신 감독은 “이란 대표팀은 주전 선수 한두 명이 빠져도 전력 공백이 없다”고 경계심을 나타내면서도 “선제골을 넣어 이란이 침대축구를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팀을 예선전 무패로 이끌며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케이로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처럼 좋은 팀과 경기를 해야 이란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추어올린 뒤 “이번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최종예선 무실점, 무패 기록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태용호에 대해서는 “신 감독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그가 이끌었던 다른 팀들의 영상을 보며 정보를 얻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태용호’는 이날 파주 NFC에서 훈련 초반 15분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마지막 담금질을 했다.

파주=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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