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오이코스’로 성장… 안에선 ‘셀 훈련’으로 재무장

17년 만에 5000여 성도… 용인 이룸교회 배성식 목사

밖에선 ‘오이코스’로 성장… 안에선 ‘셀 훈련’으로 재무장 기사의 사진
하나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운 근본적인 이유는 복음을 전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하는 이룸교회 배성식 목사. 배 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이룸교회 성도들은 전도에 힘쓰며 성경읽기와 기도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룸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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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의 시작은 목회자와 그 가족뿐이었다. 단 한 명의 성도도 없이 문을 연 교회는 17년이 지난 지금, 출석 성도 5000명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비결은 명료하다. 성도들은 부지런히 전도한다. 말씀 묵상과 기도를 생활화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모여 서로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며 격려한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이룸교회(배성식 목사)의 특별한 이야기다.

낯선 이에게 기도제목 묻기를 두려워 말라

이룸교회는 ‘오이코스(관계전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성도들은 자신의 집과 직장, 동네 미용실, 마트 등 각자 삶의 처소에 있는 이웃을 만나 친교를 나눈다. 매일 찾아가 적극적으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기도제목을 묻는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당신을 위해 기도하라고 나를 보냈다”라는 식이다. 다소 뜬금없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수천 명의 불신자들은 자신의 바람과 소망이 담긴 기도제목을 건넸다. 그 기도제목은 매일 이 교회 교역자와 성도들의 입을 통해 하늘로 올려 진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뢰를 느낀 이들은 교회를 찾고 성도가 된다. 실제 오이코스 방식으로 교회에 나온 이들은 90% 이상 정착했다.

셀=교회의 그루터기

소그룹(셀) 활동이 활발한 것도 이 교회 특징이다. 배성식(59) 목사는 건강한 소그룹이 교회의 기반이 된다고 여겨 개척 초기부터 셀을 만들었다. 각 셀은 5명 정도로 이뤄져 있으며 매주 요일을 정해 모임을 갖는다. 한 주간 읽은 성경말씀을 실제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나눈다.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는지 등을 서로 확인한다. 성도들은 영적 재무장을 하고 다시 삶의 터전으로 나간다.

교회 리더들도 모두 셀을 통해 성장했다. 교회 홈페이지에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한 셀 구성원들의 간증이 매일 새롭게 소개된다. 셀을 통한 지속적인 훈련이 성도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경우도 있다.

박지순(52·여) 부목사가 대표적이다. 스스로 신앙이 깊지 못했다고 고백한 박 목사는 셀 모임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된 것을 느꼈다고 했다. “매일 기도와 말씀읽기에 헌신했어요. 점점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내 삶을 어떻게 주관하시는지 깨닫게 되면서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이후 박 목사는 신학교에 진학해 목회자가 됐다. 현재 이룸교회에서 목회지원과 중보기도, 성경적소그룹연구 사역을 맡고 있다.

이룸교회는 2007년 이후 매년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성경적인 공동체 셀 클리닉’을 개최하고 있다. 성경적 공동체의 운영 경험을 한국교회와 나누기 위해서다. 올해 행사는 오는 25∼27일 열린다.

비신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예배

이룸교회 예배는 특별하다. 달마다 주제를 정해놓고 매주 관련된 설교를 한다. 그 주제가 평범치 않다. 예배팀이 예배 과정과 내용을 사전에 논의하고 무대 장식도 그에 맞춰 바꾼다. 지난해 9월의 경우, ‘가을 운동회’ 주제에 맞게 교회 공간에 만국기를 설치했다. 성도들은 자녀들과 함께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보물찾기 등을 했다. 배 목사는 그 활동을 신앙생활과 비유해 설교했다.

이번 달 주제는 ‘퓨어 디톡스’다. ‘몸 안에 독소를 빼듯 삶 가운데 버려야 할 것들을 찾고 그 안에 하나님의 은혜를 채우자’고 권면할 예정이다. 배 목사는 “설사 예수님을 잘 모르는 이들도 설교를 듣고 기억하며 복음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도는 사역의 원동력

개척을 결심한 직후인 1999년 7월부터 배 목사는 매일 경기도 용인 수지 지역을 찾았다.

당시 교회가 입주 예정이던 건물의 기둥을 붙잡고 기도했다. 주변 상가와 아파트, 신호등, 도로 바닥에 손을 대고 축복하며 거듭 기도를 드렸다.

이듬해 2월 이룸교회는 풍덕천동 상가 5층 건물에서 창립 예배를 드렸다. 배 목사는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예배당 의자 하나하나를 잡고 주일 예배를 위해 기도했다. 예수와 성경 안에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이코스 전도를 실천했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년이 채 안됐을 때 예배당은 물론 복도까지 성도들로 가득 찼다. 2004년 7월 450여명으로 늘어난 성도들과 함께 지금의 성전으로 이사했다. 이후 교회는 더욱 성장했다. 배 목사는 지금도 일주일에 3∼4일을 기도원에 간다. 기도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기에 멈출 수가 없다.

동생이 남기고 간 믿음의 유산

배 목사는 담담하게 동생 배윤재 선교사의 이야기를 꺼냈다. 배 선교사는 1996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9년 목사 임직을 받았다.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프랑스 선교사로 파송됐다. 프로테스탄트 개혁교단 소속의 선교단체 일원으로 파리 등에서 12년 동안 무슬림을 대상으로 빈민구제사역을 펼치다 4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선교 사역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과격 무슬림의 테러위협을 받았던 터였다. 배 선교사는 2009년 9월 15일 프랑스 물루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프랑스 정부는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무슬림 과격종교단체 소속 신자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수습을 위해 직접 프랑스로 건너갔습니다. 현지에 도착했을 때 동생을 살해한 범인도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미어졌지만 동생의 유골을 안고 귀국을 해야 했죠.”

여전히 아프지만 상처가 조금씩 아물고 굳은살이 생기며 사역의 고삐를 더 단단히 쥐게 만들었다. 배 목사는 “죽기까지 복음을 전하는데 헌신한 동생을 기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더욱 힘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룸교회는 곧 다가 올 배 선교사의 순교 10주기를 맞아 선교사 파송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교회, 본질을 지키면 산다

배 목사는 “교회의 존재 이유는 영혼구원”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많은 크리스천들이 전도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회가 구제나 나눔에 주력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근본적인 이유는 복음을 전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하신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지켜야 합니다.”

배 목사는 삶의 방향과 목적을 잃어버린 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예수만이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긴 유일한 분이라는 사실을 항상 상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쁜 소식을 온 힘을 다해 알립시다.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용인=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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