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26)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간담췌암센터] 간·담도·췌장암 극복 도와 기사의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간담췌암센터의 다학제 협진 주요 의료진. 앞줄 왼쪽부터 종양내과 이명아, 간담췌외과 김동구, 소화기내과 윤승규(암병원장), 인터벤션영상의학과 이해규, 방사선종양학과 장홍석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간담췌암센터는 임상강사를 포함해 교수급 의료진 35명이 다양한 치료방식을 조합, 한마음으로 간·담도암과 췌장암 환자들의 암 극복을 돕고 있다.

소화기내과 윤승규(암병원장) 교수팀과 간담췌외과 유영경(센터장) 김동구 교수팀을 비롯해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팀, 영상의학과 나성은 최준일 이영준 교수팀, 인터벤션영상의학과 이해규 천호종 교수팀, 방사선종양학과 장홍석 교수팀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간암의 진행 정도, 간 기능, 환자의 몸 상태를 보고 최적의 개인맞춤 치료법을 찾아주기로 입소문이 난 지 오래이다. 보통 암세포 크기가 5㎝ 미만이고, 한 개밖에 없을 때는 외과적으로 잘라내는 수술을 하고 간경변증이 동반된 환자는 간이식 수술로 완치를 도모한다.

문제는 간암으로 이 센터를 찾는 환자 중 간 절제수술이나 간이식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2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간 좌·우엽에 종괴가 여러 개 존재해 수술이 어려운 경우, 아니면 간 기능이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라 수술을 한다고 해도 수술 후 남은 간 기능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승규 유영경 교수팀은 이같이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다른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절체절명 간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극대화시켜주는 의사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생존율 향상 신기술 선도적 연구

한 예로 다발성 간암이거나 종괴 크기가 3㎝ 이상일 때는 인터벤션영상의학과 이해규 천호종 교수팀에 의뢰해 간암 퇴치 수단으로 간동맥화학색전술을 활용케 하거나 항암제 또는 항암성분을 방출하는 미세구슬요법 또는 방사선색전술로 완치를 도모한다.

천 교수팀은 항암제(독소루비신)를 담은 100∼300μm 크기의 미세구슬을 간암 종괴 주변 혈관에 넣어주는 방법으로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미세구슬요법의 선두주자다. 연구결과 이 구슬요법은 절제수술이 불가능한 난치성 간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평균 7개월 연장하고 치료 중 사망률도 3분의1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량 항암제를 한 번에 투여하는 기존 색전술에 비해 전신 독성을 낮춘 상태에서도 종양 내 농도를 높게 유지시켜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천 교수팀이 2011년부터 시작한 방사선색전술은 이보다 효과가 더 좋다. 방사선색전술이란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이트륨(Yttrium)-90’을 간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동맥에 주입, 간암세포의 괴사를 도모하는 치료법을 가리킨다. 종괴가 큰 거대 종양이나 고령 환자에서 전신 부작용 위험 없이 단번에 암 증식 억제 및 퇴치효과를 6개월 이상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치료법의 장점이다.

간암 환자 간이식 수술 1000건 돌파

서울성모병원 감담췌외과 김동구 유영경 교수팀은 지난 4월, 간이식 수술 1000건을 돌파했다. 간이식은 가장 적극적인 간암 치료법으로 간주된다. 암에 걸려 못쓰게 된 간암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 버리고 뇌사자가 기증한 건강한 간 또는 정상인의 간 일부를 이식, 간암을 극복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여자가 뇌사자인 경우는 간 전체를 환자에게 이식해주고, 정상인인 가족 친지가 생체 간 일부를 기증할 때는 주로 우엽(右葉)만 떼어 부분 이식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현재 유 교수팀의 간이식수술 성공률은 95%에 이른다. 국내 대학병원 평균 89.5%보다 5.5%포인트 높은 성공률이다. 나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의대 병원(85%)과 피츠버그의대 병원(82%)보다는 무려 10∼13% 포인트 높은 성적이다.

그동안 간 이식과 간 절제수술을 받은 간암 환자를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하며 생존율을 비교한 데이터도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트랜스플란테이션’ 최근호에 공개했다. 조사결과 간암 절제수술만 받은 환자들보다 간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이 30%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유 교수팀은 1993년 간이식 수술에 처음 성공한 후 2001년 간·신장 동시이식, 2002년 골수이식 후 간이식, 2010년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에 잇따라 성공했다.

유 교수는 “최근에는 배꼽 부위에 구멍 한 개만 뚫고 그 틈으로 치료내시경을 집어넣어 시술하는 단일통로복강경 수술을, 단순 간 절제는 물론 간 이식수술에도 적극 이용하고 있다”며 “수술상처가 작아 흉터가 눈에 띄지 않고 회복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윤승규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 "암 환자 맞춤서비스에 힘쓸 것"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1일자로 윤승규(58·사진) 소화기내과 교수를 암병원장으로 선임했다고 4일 밝혔다.

윤 교수는 2009년부터 약 8년간 이 병원 간담도암센터장과 연구윤리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간염협력센터 소장, 가톨릭대 간연구소장, 서울성모병원 내과 과장, 가톨릭의대 소화기학과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교수는 "암환자들이 한 가족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일찍 퇴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까지 않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암 환자 개인맞춤 의료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개인유전체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 치료할 수 있게 되면 암 극복이 더 쉬워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201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엽 교수팀과 함께 간암 줄기세포 표지자인 CD133을 이용한 가상세포 시스템을 구축해 지금까지 줄곧 간암 조기진단법과 표적치료제 개발 연구를 진행해왔다. 간암 맞춤의료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윤 교수는 CD133을 가진 세포는 암 증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선택적으로 탐지, 공격하는 표적물질을 찾으면 간암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간암 환자들마다 다른 항암제 감수성을 평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교수는 "간암처럼 복잡한 치료를 의사 한 사람이 결정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간담췌암센터를 포함, 암 병원 내 13개 암센터에 유기적인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구축, 맞춤의료 서비스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