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휴스턴” LPGA 우승컵 안겨준 스테이시 루이스 기사의 사진
스테이시 루이스가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루이스는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휴스턴 복구에 써 달라며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AP뉴시스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32)는 세계 최고 골퍼 중 한명이다.

2012년과 2014년에는 LPG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고 2013년에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그런데 최고의 기량을 가졌음에도 어느 순간인가 준우승 전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매번 그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한국 낭자군단이었다. 루이스는 2014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이자 통산 11승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후 3년 3개월 동안 83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12번이었다. 특히 루이스는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렸다. 12번의 준우승 중 6번을 한국 선수에게 당했다.

그 설움을 이번에 완전히 떨쳐냈다. 루이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콜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84개 대회 만에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그동안의 설움이 얼마나 컸던지 우승이 확정된 후 루이스는 남편 제로드 채드웰의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루이스가 준우승의 한을 떨친 것은 고향과도 같은 휴스턴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루이스는 오하이오주 출신이지만 11살 때부터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인 우들랜즈에서 자랐다. 남편도 휴스턴대 여자골프 코치이며 이들 부부는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휴스턴은 허리케인 ‘하비’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루이스는 당초 경기 출전을 포기하려 했지만 마음을 바꿨다. 루이스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집은 운 좋게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내 고향의 참상을 차마 눈으로 보지 못하겠다”며 “대회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늘도 감동했는지 루이스는 우승을 차지했고, 약속대로 우승상금 19만5000달러(2억1800만원)를 기부했다.

루이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고 잘 해주기를 바랐다. 그런 마음이 이번 주 내내 나를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상금이) 사람들이 집을 다시 세우고 집으로 돌아오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루이스와 함께 그의 후원사인 정유회사 마라톤은 100만 달러를, 스폰서인 KPMG도 우승 상금과 같은 19만5000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한편 전인지는 1타 차이로 2위에 그쳤다. 전인지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5차례하는 불운을 맛봤다. 루이스의 준우승 전문 타이틀이 전인지에게 옮아가는 모양새다. 또 한국 여자 선수들의 LPGA 투어 연속 대회 우승 기록도 5개 대회에서 멈췄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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