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골적 고강도 보복 우려… 산업 전반 흔드나 기사의 사진
사드(THAAD) 여파로 영업이 중단된 롯데마트 중국 허베이성 옌지아오점의 외관. 1만730㎡ 규모의 옌지아오점은 2011년 12월 오픈했다. 롯데마트 제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4기의 추가 배치로 중국 소비자를 상대하는 한국 기업을 향한 후폭풍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유통과 관광 업계가 중국의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지만 앞으로 다른 업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보복 수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업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유통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일 “지난 5월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호전돼 여건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으나 외려 사드 배치를 앞당기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사드 기지 부지를 내준 롯데그룹의 계열사 롯데마트다.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롯데마트는 이 상태로 연말까지 간다면 피해액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말 투입한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소진돼 또 다시 약 3400억원을 차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설마 문 닫고 맨손으로 나가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최악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하기 시작한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사드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된 상태다.

이마트는 중국사업 정리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30개에 달했던 현지 매장이 현재 6곳만 남아 있다. 이중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는 사정이 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태는 천재지변의 수준”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개인 관광객(싼커)에게 금한령을 내린다면 회생불가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 9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 2분기에는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새로 특허권을 획득한 면세업자들은 개장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특허권 반납을 검토하고 있다.

면세업계와 동반자 관계인 관광업계도 울상이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최근엔 북한의 핵 실험으로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관광객도 감소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 수요를 노리고 우후죽순 격으로 건립된 도심 호텔들은 빈방이 더 많은 실정이다.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과 식품업계도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어든 1304억원을 기록했다. 현지화에 성공한 업체로 꼽히는 오리온도 사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오리온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3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가 줄었다. 영업이익은 64%나 감소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계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LG화학,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올해 8차례 발표된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명단에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다. 반면 일본산 배터리 탑재 차량은 5차 보조금 명단부터 포함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도 중국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제품을 공급하는 부품 업체까지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판매실적이 반토막 날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의 60% 수준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김현길 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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