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우리 방송분량 엄청 늘었어요” 기사의 사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동물 관련 프로그램의 장면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TV 동물농장’ ‘개밥 주는 남자’ ‘하하랜드’. 각 방송사 제공
통계청은 지난해 7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전체 인구의 21.8%였다. 동물이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요즘 방송가에는 동물을 다루는 이른바 ‘펫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들이다.

EBS에서 매주 금요일 밤 10시45분에 방영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이하 세나개)가 대표적이다. 2015년 9월 4일 첫 방송된 세나개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지난해 9월부터는 ‘시즌2’를 선보이고 있다. 강형욱 반려견 행동치료 전문가가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 탓에 고생하는 견주(犬主)를 찾아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세나개를 연출하는 이희성 PD는 11일 “강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반려견과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이 세나개의 인기 비결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과거 방송에서 동물은 신기한 볼거리 정도였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동물을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받아들인다”며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세나개 외에도 인기를 끄는 펫방은 한두 개가 아니다. SBS를 통해 일요일 오전 9시30분에 전파를 타는 ‘TV 동물농장’은 대표적인 장수 펫방이다. 2001년 5월 1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요즘도 인기가 대단하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일 방송분 시청률은 9.8%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였다.

이 밖에 MBC는 지난달 2일부터 수요일 밤 8시55분에 동물 관찰 프로그램 ‘하하랜드’를 방송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에서 토요일 밤 9시30분에 내보내는 ‘개밥 주는 남자’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 외에도 최근엔 많은 방송이 출연자와 동물이 교감하는 에피소드를 비중 있게 다룬다. ‘삼시세끼-바다목장 편’(tvN) 출연진은 고양이를 키우고 산양을 기른다. 가수 이효리가 출연하는 ‘효리네 민박’(JTBC)에서는 이효리가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펫방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2∼3년 전부터다. 하지만 많은 프로그램이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다 조기 종영했다. ‘일밤-애니멀즈’(MBC) ‘마리와 나’(JTBC) 등이 대표적이다. 동물을 귀여운 볼거리 정도로만 여긴 것이 패착이었다. 그러나 최근 펫방은 웃음과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방송가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15일 저녁 8시10분에는 케이블채널 tvN이 새로운 펫방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타들이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일상을 담는 ‘대화가 필요한 개냥’이다. 방송인 김구라가 진행을 맡고 배우 선우용여 이수경, 래퍼 도끼 등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사람처럼 반려동물도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갖고 있다”며 “동물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면서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비법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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