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명견만리로 천년의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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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종교인 과세 논란이 뜨겁다. 아니, 논란을 넘어 왜곡과 오해로 범벅이 되고 있다. 사실 종교인 과세 유예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4당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었다. 그런데 유예 법안이 발의되자 종교인 과세법을 폐기하려는 시도인 것처럼 일부 언론에서 비판을 넘어 험담 수준까지 쏟아냈다. 그것도 한국교회만 반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국민적 오해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새에덴교회를 포함해 한국의 대형교회 목회자 대부분은 이미 소득세를 자진 납부하고 있다. 종교인 과세를 발의하기 전부터 말이다. 법이 제정되지 않았을 때도 자진 납부한 목회자들이 종교인 과세법이 시행되면 더 잘 내지 않겠는가.

문제는 시행을 앞둔 법안이 ‘종교인 과세’인지 ‘종교 과세’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종교인 과세는 종교인 순수 소득에 해당하는 것이고, 종교 과세는 종교인의 종교 활동에 관련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는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닌 비영리단체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과세는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그러므로 종교인 과세법을 시행하기 전에 다양한 소득원천과 필요경비 인정 범위, 징수 방법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상세한 과세 기준을 협의하고 보완해야 한다.

현행 시행령을 보면 종교단체의 재정 장부를 관할 세무서가 조사하거나 사찰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타 종교도 최근에야 이 점을 알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면담할 때 그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부 언론도 이런 실체적 진실을 알고 마치 세금을 안 내려고 하는 것처럼 오해를 선동하지 말아야 한다.

한 언론사 기자가 “그렇다면 종교단체가 여전히 성역화된 곳이고 특권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는 것을 봤다. 물론 종교단체가 영리를 추구하는 수익단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신도들의 헌금을 통해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일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 자유와 정교분리의 영역’이 지켜져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만에 하나 교회를 분열시키고 혼란케 할 목적으로 이단이나 불순 세력이 교회 신도로 위장해 악의적으로 탈세 제보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로 인해 세무 조사를 받게 된다면 사실 여부를 떠나 교회와 목회자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국가 권력이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공산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실 타 종교도 그렇겠지만 한국교회가 염려하는 것은 ‘종교의 가치와 신앙, 숭고한 존엄성이 물질적인 잣대로 재단되고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교인들의 헌금으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중과세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목회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례비를 소득으로 여기고 세금을 내도록 요청받는 시대다. 그러므로 정부에서는 종교 과세가 아니라 종교인 과세로 명확하게 시행령을 보완해야 한다. 나아가 종교인 소득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과 법령의 미비점도 확실하게 시정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시대의 사회복지 분야 70% 이상을 감당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사회공익을 위해 출연하는 돈이 연간 8000억원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세무 당국으로부터 조사나 사찰을 받으면 교회는 공익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움츠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사회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그림자가 더 드리워질 수 있다.

최근 명견만리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로 뜨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명견만리란 ‘맑은 눈으로 만 리를 본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지도자는 눈앞의 현실만 보지 말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과 안목이 필요하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하면 개인이든 국가든 치명적 파국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인 과세법이 확정되고 시행되는 순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편견과 오해를 버리자. 그리고 명견만리의 혜안과 지혜로 종교가 사회의 순기능을 함으로써 사회가 더 발전하여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천 년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가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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