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직접 씨앗을 뿌리고, 텃밭을 가꾸고, 수확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먹을 것을 손수 키워 먹는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현대사회 속에서 점점 잊혀 가는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한다.

‘실천하는 지성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도시농업 동아리 인텔리겐치아엔 16개 대학 35명의 도시 농부들이 ‘허리 숙여 지성을 실천한다’는 슬로건 하에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공동체와 공익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인텔리겐치아는 서울 광진구에 있는 중랑천 텃밭에서 상추 치커리 고구마 배추 무 파 등을 가꾼다. 주로 구청에서 무료로 임대해주는 텃밭을 이용한다. 수확한 작물은 직접 먹기도 하고 장터와 시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텃밭을 가꾸는 것 외에도 도시농업박람회, 정원박람회 등 농업과 환경에 대한 흥미를 이어가고 있다.

인텔리겐치아 오동건(23) 대표는 “농사는 먹거리 생산만 아니라 공동체를 연결하고 지속시키는 역할도 있었는데 도시인의 삶이 농사에서 멀어지면서 공동체도 무너졌다”며 “좁게는 함께 농사를 짓는 회원들과 공동체를 만들고, 넓게는 지역사회를 위해 청년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스푼걸즈’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안 중앙도서관 뒷동산에 33㎡(10평) 크기의 밭을 가꾼다. 스푼걸즈는 화학비료·비닐·농약·제초제가 없는 농사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매일 돌아가면서 밭을 관리한다. 스푼걸즈 김채연(21)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도시에 살아서 흙을 만져보고 싶은 학생들, 훗날 귀농을 꿈꾸는 학생들 등 다양한 친구들이 지원한다”며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키운 작물을 수확하고 나눠 가지는데 이때마다 부원들과 협력하고 연대를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인하대 도시농업 동아리 ‘씨앗’ 회원 조현화(19)씨도 “대부분 관상용 식물을 키워본 정도였는데 직접 감자 딸기 시금치 배추 등 먹거리 작물을 키우면서 도시농업의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도시농업 동아리 활동은 도시에 농업과 공동체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미자 도시농업포럼 사무국장은 “도심에서 직접 농사를 짓다보면 스스로 심신이 안정되는 힐링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며 “도시농업은 평소에 잊고 사는 농업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농업과 고혜경 주무관도 “도시에서 농작물을 가꾸는 이들은 대부분 어르신이 많은데 20대 도시농부들이 늘면 도시농업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도시농업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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