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원숭이의 셀카 저작권 25%, 원숭이 몫 기사의 사진
원숭이가 사진작가 카메라를 빼앗아 찍은 ‘셀카’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25%는 원숭이, 75%는 인간의 몫이다.

영국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는 2011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여행하던 중 검정짧은꼬리원숭이 나루토(사진)에게 카메라를 빼앗겼다.

나루토는 수백장의 셀카를 찍었고 이 중에 ‘작품’도 나왔다. 슬레이터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직접 사진을 찍은 나루토와 나루토의 친구 원숭이들은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동물보호단체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은 사진에서 나온 수익을 나루토를 위해 써야 한다며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슬레이터는 자신과 소속사가 획득한 저작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맞섰다.

2년 가까운 공방 끝에 양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제9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11일(현지시간) 합의를 이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합의 내용은 슬레이터가 향후 사진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의 25%를 관련 보호단체에 기부한다는 것이다.

현재 술라웨시 정글에는 약 5000마리의 검정짧은꼬리원숭이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2000마리는 보호구역에 서식하지만 나머지는 각종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심각한 위기종’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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