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패러다임 전환] 투자 늘리다 빚 다시 늘어날까 우려 기사의 사진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방향은 공공성 강화로 요약된다. 공공임대주택, 도시재생, 미세먼지 저감, 탈원전 등 공공성이 짙은 분야에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국정과제와 연관된 이들 사업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복지예산처럼 갈수록 공공기관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투자 확대 정책으로 국정과제 이행과 혁신성장 강화는 이뤄질 수 있지만 부채 등 재정건전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정부가 어렵게 줄여놓은 공공기관 부채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공공기관 정책 기조 전환이 이명박정부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명박정부는 국정과제였던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에 공공기관을 앞세웠다. 그 결과 2009년 1조9623억원(부채비율 20%)에 불과했던 한국수자원공사의 빚은 2012년 13조7779억원(123%)으로 치솟았다. 자원외교 실패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아직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LH의 올해 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3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5년간 60조원에 육박하는 국정과제 관련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전의 경우 올해 96% 수준인 부채비율이 2021년 116%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상당수 공공기관들이 박근혜정부 시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탓에 자체적으로 부채를 더 덜어낼 여력이 없다.

공공성이 강화된 만큼 수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15조원이던 주요 38개 공공기관의 당기순익은 올해 6조원으로 줄어들고 이후에도 6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정부는 공공기관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채 총액은 증가하겠지만 그보다 자산 증가율이 더 높아 재정건전성의 대표적 지표인 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향상된다는 논리다. 기재부 관계자는 12일 “공공기관 투자 확대에 따른 국가 인프라 확충으로 자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올해 173%인 자본 대비 부채비율을 2021년에는 152%까지 떨어뜨린다는 목표다.

정현수 기자,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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