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어 인사청문회까지… 당·청 적전분열? 기사의 사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윤성호 기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회와 사드 배치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잇따라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여당 내 반발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상기류는 12일 여당 내부에서 표면화됐다. 전날 청문회를 마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불가 기류가 확산된 것이다. 공교롭게 이날 민주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는 이미 배치가 완료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검증하는 공청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안 모두 당과 청와대 입장이 상충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 거취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다수 의원들이 박 후보자의 역사관과 가치관, 업무수행 능력 등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런 기류는 다양한 통로로 청와대에 전달됐다고 한다.

여당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어 박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문재인정부의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어 박 후보자까지 자진사퇴하면 인사검증 라인 문책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사드특위가 오는 25일 국회에서 사드 관련 공청회를 열겠다고 한 부분도 당 지도부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가 완료돼 이미 사드 체계가 완비된 상황에서 여당이 개최하는 공청회는 정부 정책에 뒤늦게 딴지를 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청회에서 사드 반대 주장이 많을 경우 당이 앞장서서 청와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청 입장 차이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박 후보자 임명 반대는 김 후보자 부결 상황과 결이 다르다는 논리다. 김 후보자는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희생된 것이지만,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시스템을 통해 드러난 부적격 인사를 여당 스스로 걸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청 지도부도 갈등 국면을 수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 박 후보자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 논란에 노심초사하면서도 지명 철회 가능성은 부인했다.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경우 인사 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성향, 이념, 종교 등에만 치우쳐 끝난 면이 있다”면서 “인사청문회는 끝났지만 대통령으로부터 지명받은 장관 후보자로서 제도적 권한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국회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박 후보자의 정책 역량을 알릴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박 후보자가 직접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책 비전을 강조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노용택 강준구 기자 nyt@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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