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한 바위 전시장… ‘작은 금강산’ 기사의 사진
충남 홍성8경 중 제1경인 용봉산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암괴석이 많아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악귀봉 낙조대에서 바라본 장군바위(왼쪽 사진)와 두꺼비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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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산행하기에 좋다. 그렇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높은 산에 올라가는 것은 금물이다. 여유롭게 다닐 수 있는 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충남 홍성의 용봉산(龍鳳山)이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홍성에서 가을철 축제가 여럿 이어져 먹거리를 즐기기에도 좋다.

‘용의 형상에 봉황의 머리를 얹어 놓은 형국’이란 이름의 용봉산이 충남이 아닌 강원도에 있었다면 설악산 못지않다. 해발 381m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작은 금강산’으로 불릴 만큼 기기묘묘한 바위가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산 아래에서 쳐다보면 다소 밋밋하게 보일지 몰라도 일단 올라보면 풍광이 빼어나다. 옹골찬 암릉길이면서도 위험하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해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로 친근하다.

들머리를 용봉산자연휴양림으로 잡으면 좋다. 최영 장군 활터부터 빼어난 바위미를 즐길 수 있고, 용봉사로 내려오면 원점 회귀가 가능해 인기다. 약 4㎞로 3시간이면 넉넉하다.

솔숲을 따라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잡고 오르면 정자에 닿는다. 최영 장군 활터다. 고려 말 권력의 정점에서 이성계와 각축을 벌였던 장군이 소년 시절 활을 쏘며 무예를 연마하던 곳이다. 이곳에서 쏜 화살이 홍북면 노은리 최영 장군의 생가 마을 뒷산까지 날아가 봉우리에 앉아 있는 암탉을 맞혔다고 한다. 이곳의 조망도 일품이다. 온통 바위로 가득한 암릉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활터에서 잠시 오르면 이내 정상이다. 1시간 만에 정상을 올라 싱겁다는 느낌도 든다. 표지석이 있는 정상은 조망이 좋지 않다. 정상에서 내려서 악귀봉으로 향하는 능선을 탄다. 300여m 구간이지만 용봉산의 하이라이트다. 기암괴석들이 밀집돼 있다.

봉우리 전체가 볏단을 수북하게 쌓아놓은 듯한 노적봉(350m)은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다. 거대한 바위 절벽 틈에서 좌우로 누워 자라는 ‘옆으로 크는 소나무’가 명물이다. 100여 년의 세월을 견디어 온 소나무는 분재인양 크기가 작고 굵기도 가늘다. 노적봉에서 내려서는 바윗길 옆에 촛대바위와 행운바위가 솟아 있다. 간절한 염원을 담은 조그마한 돌멩이들이 행운바위 상단에 가득하다.

악귀봉에서 용봉산 최고의 조망대를 만난다. 낙조대에 서면 늠름한 장군의 위상을 닮은 장군바위, 불룩 튀어나온 눈꺼풀과 등의 거칠거칠한 무늬가 영락없이 두꺼비를 빼다 박은 두꺼비바위 등 자연의 걸작품이 도열해 있다. 악귀봉 정상 부근에는 물개바위, 삽살개바위 등 다양한 형상의 바위가 눈길을 끝다. 모양이 그럴싸하다. 멀리 눈을 돌리면 자라바위가 산으로 기어오르는 듯하다. 내포신도시와 예당평야의 시원스러운 조망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악귀봉에서 오솔길을 400m 정도 걸으면 임간휴게소 삼거리다. 용봉사로 바로 내려가도 좋고 용바위와 병풍바위를 거쳐 가도 된다. 용바위를 지나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멀리 수암산이 높이 솟아있다. 널찍한 암반이 시원스러운 병풍바위는 밑에서 올려다보면 바위가 넓은 화폭처럼 펼쳐져 이름을 얻었다. 병풍바위 위 의자바위는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게 안락함을 준다.

산을 내려와 바다로 향한다.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남당항 대하축제’에서 가을철 최고 먹거리 ‘대하’를 즐길 수 있다. 갓 잡은 싱싱한 대하를 비롯해 소금구이, 대하 튀김 등 먹거리가 풍성하다. 천수만 자연산 대하는 평균 길이가 20㎝ 정도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는 80여종 새우 가운데 가장 크며 맛도 뛰어나다.

10월 19∼22일 광천읍 전통시장일원에서는 광천 토굴 새우젓·광천김 대축제가 펼쳐진다. 1년 내내 15도 내외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토굴에서 숙성된 광천토굴새우젓과 고소하게 구워낸 광천재래맛김을 맛볼 수 있다. 토굴 견학, 바닷물절임 배추 담그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충절의 고장’에 걸맞은 역사인물축제는 22∼24일 열린다. 최영 장군뿐 아니라 조선 사육신 성삼문 선생, 청산리 전투 김좌진 장군, 굳은 지조와 절개로 일본에 항거한 한용운 선사, 전통춤의 대가 한성준 선생, 한국 회화의 거두 이응노 화백 등 홍성 출신 6명의 인물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홍성=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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