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롯데 계열사 지분 매각키로… 경영 복귀 포기? 기사의 사진
신동주(사진)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을 처분키로 했다. 최근 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금 실탄을 확보해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 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전 부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주식 대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4개 회사는 지난달 29일 임시주총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합병안을 결의한 회사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을 포함한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에 지속적으로 반대를 해 왔다. 표면적으로는 롯데쇼핑의 사업성 악화로 다른 계열사 주주 가치가 악화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것을 견제해 왔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19일까지 롯데 측에 우선매수청구를 행사할 수 있어 신 전 부회장은 조만간 풋옵션(특정 상품을 특정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처분 결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4개 계열사 지분율이 3%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깨끗이 포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 역시 “신 전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분할합병안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일종의 반대 의사 표시로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며 “이번 주식 매각이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3%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지분(롯데제과 3.96%, 롯데칠성 2.83%, 롯데푸드 2.0%)을 전량 처분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분만을 남겨둬 경영권 분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권을 포기한 대신 일본 롯데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한 이후 한국 롯데를 놓고는 더 이상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며 “한국 롯데를 양보하는 대신 일본 롯데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협상 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지분 50%와 1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주식 매각으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데 쓰거나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 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이 주식 처분으로 쥐게 되는 현금만 최대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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