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 쿠르드족 독립 반대 의결…  첫발도 못 뗀 쿠르디스탄의 꿈 기사의 사진
세계 최대 소수민족 쿠르드족의 나라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이 정한 독립국가 명칭)은 여전히 요원한 꿈일까.

이라크 의회가 오는 25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쿠르드족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12일 가결하면서 쿠르드족 주권국가 건설이 다시 난관에 부닥쳤다.

이라크 전체 인구의 15∼20%인 쿠르드족은 숙원이던 독립국가 수립을 위해 쿠르드족자치정부(KRG) 주도로 지난 6월부터 주민투표를 추진해 왔다. 1992년 수립된 KRG는 이라크 북부 3개 주에 대한 자치권을 갖고 있다.

쿠르드족은 애초 이번 분리독립 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면 이라크 정부와 협상을 벌여 독립국가 수립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투표 유권자에 KRG 자치지역뿐 아니라 인근의 키르쿠크주와 니네베주에 사는 쿠르드계 주민도 포함시키면서 이라크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 왔다.

쿠르드족 분리독립 계획은 터키와 이란, 시리아 등에서도 반대에 가로막혀 있다. 이들 국가는 쿠르드족의 연쇄 분리운동과 자국 내 소수민족의 동요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퇴치전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역 내 불안정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분리독립에 난색을 표해 왔다.

쿠르드족 입장에선 이런 대외 기류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IS 척결의 일등공신인 KRG 군사조직 페슈메르가에 수많은 쿠르드 청년들이 뛰어든 것도 국가 수립 때문이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전했다.

최대 4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고유 언어와 민족적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국가 없이 중동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아 왔다. 지금의 이라크와 이란 지역에서 12세기까지 독립된 왕국을 유지했던 쿠르드족은 16세기 오스만 제국에 점령된 이래 줄곧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1차대전 이후에는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가 오스만 제국의 영토를 분할하면서 인근 국가들에 나뉘어 복속됐다. 그나마 쿠르드족 자치정부가 수립된 곳도 이라크가 유일하다.

글=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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