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동성혼 법률상 허용 안돼”  소년법 폐지에도 부정적 입장 기사의 사진
오현석 인천지방법원 판사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현직 판사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13일 “민법을 보면 동성혼은 적어도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 견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 및 성소수자의 인권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면서도 “동성혼을 합법화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명확한 입장 표명을 압박하자 “사회적으로 뜨거운 문제고 내가 책임을 맡게 되면 한 번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말하기 거북하다. (동성애에 대해) 크게 준비하거나 공부한 일은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소년법 폐지에 대해선 “다른 법과의 관계가 있어 고려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소년범 처벌 강화에 대해선 “하한을 조금 낮추고 형량을 높이는 것은 수긍할 수 있겠다. 어떤 경우에도 미성숙한 소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일부 공감을 표했다.

김 후보자는 동성애, 소년법, 양심적 병역거부 등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틀 내내 야당이 제기하는 ‘편향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인사청문회에선 김 후보자가 지난 3월 한 간담회에서 ‘사법 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소신발언을 쏟아냈다는 자료도 공개됐다. 대법원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요청으로 제출한 ‘2017년도 전국 법원장 간담회 결과 보고’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대법원장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설립된 연구회는 불법단체가 아니다.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제3의 기구에서 (관련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간담회는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에 대해 축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는 법원행정처장, 서울고법원장 등 선배 법관들과의 토론에서 공정한 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청문회 이틀째인 이날도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과 경륜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이어졌다. 야당 위원들은 증인·참고인을 출석시켜 김 후보자가 회장을 역임한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진보 편향 정치단체’라고 공격했다. 김 후보자는 “둘 다 학술단체로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여당 위원들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속했던 ‘민사판례연구회’를 지적하며 맞불을 놨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원 추천으로만 가입될 수 있고 변호사도 회원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전관예우의 통로이며 순혈주의로 똘똘 뭉친 사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오후 질의에는 오현석 인천지방법원 판사가 증인으로, 김홍엽 성균관대 교수와 여운국 변호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야당 위원들은 오 판사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한 점을 들어 두 사람의 정치적 편향성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 오 판사는 그러나 “(김 후보자와) 개인적 친분이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글=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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