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청구된 KAI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13일 심야에 기각하자 서울중앙지검은 자정을 넘겨 기자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날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법원이 행한 재판에 대해 건전한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빈발하면서 재판 독립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는데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 공개 반발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한 검찰의 공개 반발은 이달 들어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 8일에도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양지회 전·현직 간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과 채용비리 관련 KAI 본부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반발했다. 입장 자료를 통해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어 결국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될까 우려된다”고까지 날을 세웠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댓글사건과 KAI 방산비리 수사는 검찰이 공을 들이고 있는 수사인 만큼 거듭된 영장 기각이 뼈아플 수 있다. 그렇다고 법원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검찰의 몫이지만 범죄 소명 정도나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판단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법원의 몫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건 삼권분립의 대원칙에 대한 불복이다. 보강수사 등을 통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길이 있는데 공개 비난의 길을 택한 것은 여론전을 통해 법원을 압박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