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성? 경륜부족?… 김명수 반대논리 약하다 기사의 사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근처의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반대하는 보수야당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김 후보자는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고 경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12∼13일 이틀간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두 지점을 집중 공격했다. 이 비판의 논거는 김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경력과 낮은 연수원 기수다. 자유한국당은 14일 “기본적으로 자격이 안 된다”며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 중이다.

먼저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의 성격이다. 한국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활동한 두 연구회가 ‘학술단체’가 아닌 진보편향적 ‘정치단체’라고 규정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과거 민주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를 예로 든다. “우리법연구회의 사법권력 장악은 노무현정부 때부터 시작됐다”(장제원 의원)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연합해 사법기관을 다 채우고 있다”(주광덕 의원)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당시) 우리법연구회 중 몇몇 분이 요직에 갔지만 저는 고등부장 승진에 탈락해 전보됐다”고 사조직 성격을 부인했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회장에 이어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두 단체가 같은 뿌리와 목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 476명 가운데 우리법연구회 출신은 24명으로 5%에 불과하다. 연구회 내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속한 보수 성향 모임 민사판례연구회 출신 회원이 26명으로 오히려 많다.

법조계 인사들은 “두 연구회 모두 기본권과 사법권 독립 등 진보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성향은 비슷하다. 하지만 참여 기준 및 내부단결 자체가 느슨하고, 특히 현재 활동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경우 정치적 목적의 조직으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연수원 기수다. 한국당은 ‘낮은 기수에 대법관 출신도 아니다’라며 자격 시비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자는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으로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열세 기수 아래다. 또 대법관 13명 중 9명이 김 후보자보다 연수원 선배다. 비(非)대법관 출신 대법원장 후보자라는 점도 파격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법적으로 ‘자격 미달’이냐고 묻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임용자격을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42조에 따르면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판사·검사·변호사, 변호사 중 공공기관 또는 법인의 법률사무 종사자, 변호사 중 대학 법률 조교수 이상 재직 등 셋 중 하나의 자격 요건을 20년 이상 충족시킨 45세 이상 인사를 임용한다’고 돼 있다. 대법관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13일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홍엽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의체 판결에서 대법원장은 일종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1인에 불과할 뿐 반드시 기수가 높고, 대법관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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