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정지로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가 결국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전면 철수할 예정인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DD) 보복 여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와 중국 현지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철수를 위해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매각주관사가 정해진 만큼 계속해서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롯데의 계획이 사실상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IB 관계자는 “롯데마트를 팔기 위해 매각 주관사가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매장을 전체 다 매각할지, 부분을 매각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장 전체를 매각하게 되면 사실상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은 전면 중단되는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다만 마트를 제외한 다른 중국 사업의 철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112개(롯데슈퍼 13개 포함) 점포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는 영업을 하고 있지만 사드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 자금을 중국 롯데마트에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에도 3400억원을 추가 수혈키로 했다. 영업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종업원 임금과 관리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연말까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점포 영업을 중지시키거나 위생, 통신, 광고 등을 문제삼으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드 보복 사태가 본격화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롯데마트는 영업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 문화탓에 위기를 견디는 모습을 통해 관계 개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지난 3월에는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중국어 안내를 통해 중국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중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매각을 결정한 것은 최근 사드 4기 발사대가 추가 배치되는 등 사드 보복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개별 기업이 견디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이른 것 같다”며 “기업이 잘못한 일이 아닌데 해결 방안도 찾지 못한 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