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냉동인간 기사의 사진
냉동인간은 SF 영화나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냉동인간이 된 상태에서 꾸는 자각몽을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 스카이’(2001년)나 냉동인간으로 보관되던 흉악범들이 풀려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실버스타 스탤론 주연의 ‘데몰리션 맨’(1993년)이 대표적이다.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이런 꿈을 현실화하려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폐암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40대 여성이 최근 전신 냉동보존 수술을 해 화제다. 중국에서는 처음이다. 사망 직후 2분 내 체내에 항응고제, 항산화제 등이 주사됐고 체내 생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폐 기능 지원 설비도 투입됐다. 신체는 2000ℓ의 액체질소로 채워져 영하 196도로 유지되는 특수 용기에 안치됐다고 한다. 냉동인간이 된 것이다. 이 여성과 30년 동안 부부 인연을 맺었다는 남편은 “만일 어느 날 폐암을 치료할 의학기술이 생긴다면 아내가 냉동에서 깨어나 병이 치료됐으면 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희귀암을 앓던 14세 영국 소녀가 죽기 직전 자신의 신체를 냉동 보관해줄 것을 허가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끝에 냉동 캡슐에 보관되기도 했다.

냉동인간 1호는 이미 50년 전에 탄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배드포드 심리학 교수는 1967년 1월 간암으로 죽기 직전 스스로 냉동인간이 되기를 원했고, 그의 사망 직후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그로부터 5년 후 미국에서는 냉동인간을 만들어주는 비영리 법인 ‘알코르 생명 연장 재단’이 생겼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재단이 3곳이나 더 있다. 알코르 재단에 영하 196도 질소탱크에서 냉동 보존된 시신만도 배드포드 교수를 포함해 250여구에 달한다. 시신 1구당 보존비용은 20만 달러다. 가입된 회원도 1500여명이다. 먼 훗날 의학기술이 발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다. 토끼, 개구리 등 동물 해동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냉동 보관된 인간을 해동한 사례는 없다. 그렇지만 알코르 재단은 “우리는 희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제2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자신한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