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총대님들, 올해도 자리 비우실 건가요?

‘빈자리 숭숭’ 교단 총회 회의장

[미션 톡!] 총대님들, 올해도 자리 비우실 건가요? 기사의 사진
지난 해 9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안산제일교회에서 열린 예장통합 제101회 정기총회 첫날 회의장 전경. 저녁 회무가 시작했지만 총대들이 총회장으로 복귀하지 않아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국민일보DB
올해도 어김없이 ‘교단 총회’ 주간이 돌아왔습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총회는 각 교단의 최고 의결 기구입니다. 교단의 한 해 살림 계획이 논의되고 결정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총회 회무 가운데 부총회장 선거는 최대의 ‘교회 정치 이벤트’로 꼽힙니다. 투표권을 지닌 총대들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얼마나 관심이 뜨거웠으면 교단들마다 “부총회장 선거를 위해 총대들을 소집해 총회를 여는 것 같다”는 푸념 섞인 이야기가 오르내릴까요.

통상 총회장은 선거 없이 부총회장이 승계합니다. 따라서 부총회장만 선거로 선출합니다. 통상 총회 첫날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회의장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선거는 부총회장 후보들의 정견발표로 막이 오릅니다. 이어지는 선거와 개표, 당선자 발표까지 진행되면 보통 저녁 6시가 되고 식사를 위해 정회가 선포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부총회장 선거 투표에 참여한 총대들 가운데 저녁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줄행랑’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 시간에 맞춰 회의장에 돌아오지 않는 이들도 한둘이 아닙니다. 이런 악습은 특정 교단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어느 교단을 보더라도 비슷합니다. 18일부터 본격 막이 오른 총회 현장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벌써부터 눈에 띄는 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회무가 진행될수록 회의장의 빈자리는 늘어갑니다. 총대들의 수가 줄어든다는 얘기지요. 최저점은 총회 개막 사흘째 찍습니다. 개교회마다 ‘수요 예배’가 있기 때문에 목사 총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이죠.

넷째 날 아침이 되면 회의장은 한산해집니다. 어떤 교단의 경우, 총회 마지막 날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 총회 직원들이라 발을 동동 구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일부 교단에서는 회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경우도 발생해 남은 안건을 총회 임원회 등으로 이관하고 폐회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로 흐른다는 지적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현실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교단의 역할은 더 중요합니다. 특히 ‘교단’이라는 이름 아래 공교회의 힘과 결집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힘 있게 선포할 수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나 합동 교단 같은 장로교단의 총회 역사는 올해 102회째입니다. 교단 총회는 130년 가까운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전통’있는 회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회의를 위해 노회에서 선택받은 총대들이 중간에 짐을 싸 돌아간다면 전통 대신 악습과 병폐를 후대에 남겨 놓는 건 아닐까요. 100년 넘게 이어온 한국교회의 소중한 전통을 착실하게 이어갈 책임이 바로 총대들에게 있습니다. ‘총대 이석(離席) 문화’, 올해는 꼭 좀 고쳐봅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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