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색다른 색 이름 기사의 사진
색조 화장품
써니 서울, 남산색, 소월색과 같은 색이름이 등장했다. 미세한 색깔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화장품 색이름이 10대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시선을 끈다.

아시아 지역에서 유난히 사랑을 받는 우리 화장품에 우리 지명이나 우리말 색이름을 달았다니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렇게 독특한 색이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삽시간에 퍼진다. 감성과 재미를 버무린 마케팅 전략이다.

이 세상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색이 존재하지만 대개 1000가지 내외를 표준색으로 삼는다. 기계 측정으로는 약 10만 가지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 같은 색이라도 색이름은 나라나 민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일본공업규격(JIS) 색이름 체계를 빌려서 쓰다가 2005년에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표준 관용색 이름을 개정하고 국가규격(KS)으로 도입했다. 흔히 호칭으로 사용하는 관용색은 하양, 백색, 가지색, 하늘색과 같이 기억과 상상을 유도하는 어휘다.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계통색 이름은 색의 3속성인 색상 명도 채도에 따라 ‘파랑 기미의 초록’과 같이 상황과 관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상품 색이름을 국가규격에 맞출 필요는 전혀 없다. 스타킹 색이름을 ‘사랑의 밤’ ‘꼭 그렇지 않은 출발’과 같이 시적으로 부르는 나라도 꽤 있다. 정서를 자극하는 색이름은 특정한 언어 감수성을 지닌 문필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설득하는 마케팅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다.

‘최고로 애정하는 예쁜 아이템’을 줄인 ‘최애쁨템’처럼 젊은층에서 소통하는 언어를 색이름으로 붙이겠다는 발상은 매우 기발하다. ‘괘씸한 핑크’ ‘해지는 노을길’ ‘심쿵유발’과 같이 색다르고 기억하기 쉬운 화장품 색이름은 반짝 유행에 그칠지라도 관심을 받을 만하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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