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 기사의 사진
인간은 하루에 약 6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95%가 어제 했던 생각의 반복이다. 그런데 이것도 그제 했던 생각과 비슷하다. 신경과학에서 신경세포의 뉴런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해본 결과라고 한다(임희택 ‘망각의 즐거움’). 사람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고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고 또 하는 것이다. 오후 늦게 자신이 오늘 했던 생각을 복기해보면 결과가 어떨까. 초점 없는 잡동사니는 아니었을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다면, 하릴없이 손가락 내키는 대로 서핑한 건 아닌가.

뇌의 용량은 한정돼 있는데 두서없는, 되풀이되는, 시시하고 단편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여지는 작아질 게다. 정신적 쓰레기인 셈이다. 쓰레기통 뒤지면 건질 건 별로 없다. 그러니 비우고 다른 걸 채우는 게 현명한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들 한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속도, 범위, 사회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이전 산업혁명과 전혀 다른 변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예측이다. 일종의 패러다임 시프트이다. 기술·과학의 진보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데, 이전과 같은 생각만 반복한다면 남는 건 고통밖에 없을 것 같다.

국민일보가 21일 주최한 ‘트렌드 대전환: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토론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너나없이 발상의 대전환을 얘기했다. 미래 어느 날 인류가 생존을 위해 연구 끝에 인공태양을 만들었다면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대명제는 부분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해돋이를 서쪽에서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발상의 전환은 끝이 없다. ‘예전 하던 대로’ ‘관례대로’ 같은 말은 어쩌면 폐기해야 할 표현일지도 모른다. 훗날 사전에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달하는 말’이라고 풀이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누군가 튄다고 심드렁해하거나 도끼눈만 뜨고 볼 일은 아니다.

글=김명호 수석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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