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소비 대목’ 긴 추석 연휴 하늘길 막히나 기사의 사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추석 연휴 기간 파업에 돌입키로 하면서 여객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가 이익 확대를 위해 여객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론과 합법적인 노동쟁의는 용인돼야 한다는 옹호론이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노사 임금·단체협상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조종사 396명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지난 20일 사측에 통보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는 2015년 10월 시작한 교섭이 현재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2015년 1.9%, 2016년 3.2%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각각 4%, 7%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단체협상에서 사측은 보안수당 인상 등을, 노조는 퇴직수당 매년 1% 인상과 1인당 비즈니스석 항공권 6매 등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회사안만으로도 35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노조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종사 노조는 회사 경영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노조 요구를 충분히 받아줄 수 있다고 반박한다. 노조는 교섭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추석 파업’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대한항공은 22일 “조종사 노조가 정부에서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해 10일간의 최장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파업으로 명절 귀성객과 여행객에게 찬물을 끼얹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노조는 2015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지난해 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을 벌였는데 이후 재개된 교섭에서 2015년 임금 요구안을 변경하고 2016년 임금 및 2017년 단체협상으로 교섭 대상을 확대했다”며 파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합법적이라고 판단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가 2015년 임금교섭을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난해 말 쟁의행위 찬반 투표 효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조합원 모두가 참여할 수는 없다. 대한항공은 2010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노동쟁의 돌입 시에도 국제선 80%, 국내선 50%(제주노선은 70%)를 정상 운행해야 한다. 노조 측에서 통보한 조종사 396명이 모두 파업에 참가할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대한항공은 파업 시 비조합원 등을 투입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파업 돌입 시점까지 아직 일주일이 남은 만큼 양측이 협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갈 여지도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2015년 임금협상안과 관련해 0.1%라도 진전된 안을 제시한다면 파업 강행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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