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태현] 평화의 평창을 기대하며 기사의 사진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20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21일 평양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엔 1위를 차지한 북한을 비롯해 69개국이 참가했다. 69개국 중 한국은 없었다. 북한 ITF 선수단은 지난 6월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옛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시범공연을 했다. 당시 양측은 한국 WTF 시범단이 이번 대회에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태권도는 남북을 잇는 유일한 교류의 끈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주를 찾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이용선 ITF 총재 등을 만나 태권도를 매개로 경색된 남북한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국 WTF 시범단의 방북은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도무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 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을 상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페루에서 열린 IOC 총회에 참석한 장웅 위원은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다. 그러므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어떤 큰 문제도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는 북한 올림픽위원회에 달린 문제다. 아직 출전권을 얻은 선수가 없어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엔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가 없어 북한 NOC가 선수를 파견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선수들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얻는다면 평창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3일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북한 선수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하더라도 IOC가 국제 경기연맹과 협의해 북한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를 줄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까. 공은 이제 북한에 넘어가 있다.

글=김태현 차장,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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