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29)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 ‘자신감 넘치는 삶’ 선물 기사의 사진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 다학제 진료 의료진. 왼쪽부터 박정주 치위생사(수술코디네이터), 구강악안면외과 박진후 임상강사, 정휘동 교수, 정영수 교수, 치과교정과 유형석 교수, 황충주 교수 이기준 교수, 차정열 교수, 최윤정 교수, 최성환 교수, 김성진 교수. 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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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할 수 있어요.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얼굴을 돌리지 않고 대화하는 제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요즘 삶에 자신감과 활기가 넘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거든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에서 악안면기형교정수술(일명 양악수술)을 받고 제2의 삶을 살게 된 안모(26·회사원)씨 사연이다. 그는 지금의 안모(顔貌·얼굴모습)가 2년 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 전 안씨는 사춘기 이후 아래턱뼈가 급격히 자라면서 아래턱 쪽 앞니가 위턱 쪽 앞니보다 7㎜나 앞으로 튀어나온 중증 반대교합(일명 주걱턱) 증세로 고민이 많았다. 위턱은 좌우 균형을 이루지 못해 왼쪽으로 기울어졌으며, 언뜻 보기에도 위아래 치아들이 중앙선을 벗어나 한참 비뚤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중증 부정교합 환자 치료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은 일반적인 교정치료만으론 해결이 안 되는 중증 부정교합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특수클리닉이다. 변형된 턱의 구조를 바로잡는 턱 수술과 치아교정 치료를 병행한다. 턱 수술로 틀어진 골격을 바로잡고 연조직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조절해준 다음, 치아교정 치료로 아래윗니가 제대로 맞물리게 완벽한 교합상태를 만들어준다.

아래턱이 비정상적으로 튀어 나온 주걱턱, 반대로 아래턱이 뒤로 많이 들어간 무턱, 얼굴 중앙의 정중선을 기준으로 좌우측 차이가 심한 안면비대칭, 입술이 많이 돌출된 양악전돌증(돌출 입) 등이 주 치료대상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부정교합으로 음식물 씹기가 힘들고 기형적인 외모 탓으로 남들 앞에 서기를 꺼린다.

악안면기형 치료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에 걸쳐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계획도 면밀하게 수립해야 한다.

연세대 치과대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은 이를 위해 시작단계부터 구강악안면외과 정영수 정휘동 교수팀이 치과교정과 황충주 유형석 이기준 차정열 최윤정 교수팀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하고 있다.

치아와 지지조직을 재건해 심미성(미용효과)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때엔 치과보존과, 치과보철과, 소아치과 교수진도 끌어들인다. 진료 및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선 수술 후 교정치료 800회 넘어

구강악안면외과 정영수 교수는 25일 “양악수술이 필요할 때도 기계적으로 하지 않고 치료계획 수립단계부터 3차원 디지털 진단술을 활용, 치아 상태나 턱뼈 모양을 면밀히 살펴 초정밀 수술을 추구한다”면서 “길게는 2년까지도 이어질 치료기간 동안 참고 견뎌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상담해 환자 측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치과대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은 최근 5년간 축적한 800건 이상의 수술경험과 수술 후 상태를 예측하는 디지털 진단평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치아교정에 앞서 턱 교정수술을 시행하는 ‘선 수술 후 교정’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이렇게 수술을 교정보다 먼저 시행하는 경우 수술 전 약 1년여 동안 치아교정에 매달려야 하는 기간을 건너뛰는 효과가 기대된다. 턱뼈가 튀어나오거나 틀어진 문제를 수술로 먼저 해결해주기 때문에 교정치료 중 환자가 갖게 되는 심리적 만족도도 높아지기 마련.

현재 이 클리닉에서 선 수술 후 교정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전체 악안면기형 환자의 약 15% 수준이다. 정 교수팀은 이 비율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 교수팀은 최근 수술 시 활용하는 턱뼈 사이 고정 기구와 위치고정 장치를 개발,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이기도 했다.

3D수술결과 예측기술 부작용 줄여

선 수술 후 교정 치료가 극복해야 할 걸림돌은 자칫 무리한 수술로 저작(음식물 씹기)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다. 수술 전과 큰 차이가 없는 상태로 턱 위치가 원대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연세대 치과대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 다학제 진료팀은 이 같은 걸림돌들을 없애기 위해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선 수술 후 턱뼈 및 치아상태 3D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수술 전 철저한 분석으로 수술결과를 99.9% 추정할 수 있다.

수술 후 저작기능 저하나 턱 위치 복귀 등과 같은 부작용 발생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양악수술 후 교정치료는 치아이동에도 불구하고 음식물을 안정적으로 씹을 수 있도록 치아 맞물림 상태를 개선하고 치아배열 상태를 고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구순구개열 신생아도 치료

연세대 치과대병원 악안면기형교정클리닉은 구순구개열 개선 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속칭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은 윗입술이 벌어지거나(구순열) 입천장이 벌어진(구개열) 경우를 말한다. 윗입술과 입천장이 모두 개방된 상태로 보기에 흉할 뿐만 아니라 구강기능에도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정 교수팀은 구순구개열 아기가 출생하면 곧바로 신생아 악정형장치를 이용해 잇몸 위치를 옮기고 입술과 코 및 입천정, 잇몸 조직 및 턱뼈 개선 수술을 시작한다. 이 수술은 출생 후 3, 6, 12개월 때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18세 이후 뼈 성장이 끝난 뒤 하게 되는 턱 교정수술로 마무리된다.

치아교정 치료는 이 기간 중 저작기능 발달과 턱뼈 성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 교수팀은 치과교정과 이기준 교수팀과 손발을 맞춰 잘못된 치료로 성인이 된 후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성인 상악골확장 비수술 치료도

물론 악안면기형이 있다고 모두 양악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턱증이나 주걱턱도 심하지 않을 때는 치아교정 치료만으로 정상적인 안모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 교수가 개발, 최초로 선보인 ‘미니 스크루 기반 비수술적 상악골확장술’이다. 회전축 끝에 나선면을 이룬 금속 날개가 달려 있어서 회전을 하면 무엇이든지 밀어내는 힘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 작은 스크루를 박아 턱뼈를 늘이는 치료법이다.

이 교수는 “일부 턱 변형증 환자를 대상으로 상악골확장술 및 미니 스크루를 활용한 교정치료를 무턱 주걱턱 안면비대칭 환자들에게 적용,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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