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이단 등이 종교인이라며 소득세 내고 ‘면죄부’ 받을 수도

<1> 시행 전 해결해야 할 과제들

[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이단 등이 종교인이라며 소득세 내고 ‘면죄부’ 받을 수도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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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민개세주의 기치 아래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준비 중이다. 일부 종교인은 과세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급한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자고 한다. 하지만 세금을 피하려 한다는 올가미가 씌워진 채 종교계의 뜻이 곡해되고 있다. 과세문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아직도 과세 당국과 일부 기독교계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이전에 개신교계가 제기하는 의문들을 선결하지 못한다면 2005년 ‘연말정산 대란’ 이상의 대혼란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가이사(로마 황제 시저)에게 세금을 바치는 게 옳겠냐는 질문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 것은 하나님께 바쳐라”고 답한 예수님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대표해 종교인 과세와 관련된 의견 창구 기능을 맡은 ‘한국 교회와 종교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는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종교인소득 과세기준(안) 1차 검토안에서 몇 가지 우려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과세 당국이 내린 종교인과 종교단체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다고 교계는 우려하고 있다. 종교인 과세법에 따르면 법의 적용대상은 ‘종교 관련 종사자’다. 우리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선언하지만 종교의 정의나 범위에 관해 구체적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통계법 22조에 따라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직업분류표에 따른 종교관련종사자’가 현재까지는 종교인을 정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는 종교인을 개념화하기 어렵다”면서도 “정확하게는 종교인이 아닌 종교단체에 소속된 종교인에게 과세하는 것으로, 민법 32조에 규정한 종교단체 법인으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나 그 소속단체를 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계는 소속단체 산하 기관의 성격과 범위를 놓고 과세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특별위 측은 “이단 등이 본인 스스로 종교인이라 주장해 종교인 소득세를 부담할 경우 정부가 무엇을 근거로 이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종교로서 기준을 갖추지 못한 곳이 일반 국민에 비해 종교인 과세로 세금 특례를 인정받는 것은 조세평등 원칙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종교별로 다양한 소득 원천과 비용인정범위, 징수방법을 철저히 조사해 종교인 과세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별위는 “현재 정부가 종교단체의 현황을 파악하는 통로는 종파별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에서 제공하는 자료와 국세청이 부여한 종교단체 고유번호증 정도”라고 주장했다.

기재부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 종교계 현황을 미리 파악해서 세금을 징수하는 게 아니라 종교인이 자영업자처럼 스스로 소득을 신고하면 된다는 논리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세금을 고지해 받는 시절은 지났다”며 “종교계 현황을 미리 파악해 세금을 거둔다면 이 또한 종교 탄압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자영업자의 신고 미비 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징벌적 과세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별위는 특히 과세 이전에 철저한 예행연습으로 세부과세기준에 따른 과세와 징수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와 종교계가 함께 일정한 로드맵을 가지고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세 당국은 ‘납세에 예행연습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교회 회계장부와 종교인 소득 회계장부를 나눠 기록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때 ‘이중장부’로 오해받았지만 해외 선교비 등 교회에서 나가는 돈은 교회 장부에, 목사가 받는 생활비나 사례비는 종교인 장부로 나눠 기록하며 국가가 교회를 사찰하는 모양새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세청은 교회 재정 장부를 절대로 볼 수 없고 종교인 소득에 대해서만 세무조사가 가능하다”며 “정부가 교회를 사찰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위 역시 교회 회계와 종교인소득 회계를 철저히 구별해 기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교회 정관도 과세 당국이 10월 말 제공할 예정인 시행 매뉴얼과 안내 책자에 맞게 고쳐 탈법·탈세가 이뤄지지 않도록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교관련 종사자들이 근로소득세 납부대상으로 분류되는 만큼 근로기준법 등 노동 및 복지 관련법도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과세 시행 준비를 위해 두 달은 지나치게 짧다는 입장이다. 특별위는 지난달 29일 밝힌 성명에서 종교인 과세 시행령과 매뉴얼, 세부과세기준안 등에 대한 협의와 문제점 보완을 위해 종교인 과세 2년 시행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글=김동우 구자창 기자 love@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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