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303원 늘었다고 4만원 깎는 기초연금… “행정편의주의” 기사의 사진
경남 창원에 사는 김모(79) 윤모(73)씨 부부는 올해 4월 기초연금으로 16만원을 받았다. 한 달 전에 받은 20만원보다 4만원이나 깎인 것이다. 소득인정액이 303원 올랐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박모(70·여)씨도 소득인정액이 509원 올랐다며 3월까지 12만원씩 받던 기초연금을 4월부턴 2만원 삭감된 10만원만 받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현행 기초연금은 만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이 하위 70%인 이들에게 지급한다. 여기에 해당된다고 모두 최대 금액(올 4월 기준 20만6050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소득인정액(소득+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과 기초연금 산정액을 합친 금액이 선정 기준액(단독가구 119만원, 부부가구 190만4000원)보다 많으면 기초연금 일부를 깎아 지급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으로 발생할 소득 역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소득인정액이 110만원인 노인이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을 경우 소득인정액이 120만원이어서 기초연금을 못 받는 노인보다 전체 소득이 더 많아진다. 이런 점을 방지하고자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 475만여명 중 8만7030명(1.8%)에겐 소득인정액에 따라 금액을 줄여 지급한다. 수령액이 2만원인 경우도 있다.

문제는 ‘구간별 감액’ 방식 때문에 김씨 부부나 박씨처럼 소득인정액이 겨우 몇 백원 올랐는데도 한 달 새 기초연금이 각각 4만원과 2만원 삭감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 기초연금은 단독가구와 부부 1인 가구(1명만 65세 이상)의 경우 소득인정액을 10개 구간으로 나눠 1구간 상승 때마다 2만원씩 깎고 있다. 부부 2인 가구는 8개 구간으로 나눠 구간당 4만원씩 삭감한다. 소득인정액이 1원이라도 올라 구간을 넘어가면 최소 2만원, 최대 4만원씩 깎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득인정액이 1000원 이내로 올랐는데도 기초연금이 2만원에서 4만원 삭감될 우려가 있는 수급자(또는 부부)는 모두 2940명(618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10일 “구간별 감액 방식은 행정편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은 잘사는 이들이 아니라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데, 소득이 300원 올랐다고 4만원이나 깎는 게 타당한지 묻고 싶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안은 구간별로 감액하는 방식이 아닌 실제 오른 소득인정액만큼 삭감하는 방식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는 실제 이런 방식으로 차감해 지급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감액을 놓고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4월 기초연금이 25만원으로 인상되는 것에 발맞춰 개선할 수 있는지 연구해보겠다”고 밝혔다.

글=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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