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고 문 열고 나가는 순간 퇴근하고 싶어졌다.”

열흘간의 추석 연휴 끝에 10일 출근한 직장인들이 연휴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쉬는 동안 불규칙했던 생활 탓에 연휴 뒤 첫 출근이 힘들었다는 직장인들의 글이 넘쳐났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일주일은 회식을 삼가며 생활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워킹맘들은 연휴 기간에도 가족을 위해 일하다 출근해 평소보다 더 힘들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민모(28)씨는 연휴 중 6일을 쉬고 지난 7일 출근했다. 남들보다 나흘을 적게 쉬었는데도 그는 “출근 이후 머리가 어지럽고 멍한 기분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피로가 좀체 가시지 않아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 대신 낮잠으로 수면을 보충하고 있다. 식품회사 마케팅 담당자 이모(33)씨도 “평소라면 금방 해치웠을 일에도 집중하기 어렵고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형차 영업사원 유모(28)씨는 열흘 내내 쉬었다. 유씨는 “추석 연휴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다가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와 혼자 있으니 유독 더 울적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는 평소의 생활리듬을 되찾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 전 가볍게 운동을 했다.

직장인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연휴 후유증을 호소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직장인들은 “연휴 동안 밤낮 바꿔 살다가 겨우 2시간 자고 출근했다” “일하는 법을 다 까먹어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썼다.

전문가들은 생활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긴 연휴 기간 제일 문제가 되는 점은 생활리듬이 깨져 있다는 것”이라며 “규칙적인 생활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이어트를 위해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칭부터 시작해서 가벼운 운동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정시 퇴근하고 저녁 모임과 회식은 첫 일주일 동안 피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리듬을 워밍업하라”고 강조했다.

너무 쉰 탓에 출근이 힘들었다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직장인 주부들은 연휴 때도 쉬지 못해 피로가 더 누적돼 출근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은행원 장모(55·여)씨는 연휴 10일 중 단 하루밖에 쉬지 못했다. 연휴 시작하자마자 밀린 빨래와 청소를 했고, 시댁과 친정에 가서는 음식 준비에 엉덩이 붙일 시간이 거의 없었다. 결국 열흘의 연휴 중 마지막 날 하루 집에서 쉰 게 다였다. 장씨는 “가족들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긴 연휴 동안 하루밖에 쉬지 못해 무척 피곤하다”고 말했다. 한 워킹맘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10일간 나를 위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는데 다시 출근해야 한다니 슬프다. 낮잠 한번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적었다.

윤성민 이형민 이재연 이택현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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