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춤추는 11월’이 기사의 사진
1월 국내외 정상급 무용단의 공연이 줄줄이 예고돼 애호가들을 들뜨게 한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백조의 호수’.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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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문화계 영토는 무용이 접수한다. 안나 카레리나, 백조의 호수, 카르멘, 오네긴…. 문외한도 이름을 알 만한 대작들이 몰려온다. 한국 국립발레단,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스페인국립무용단 등 국내외 정상급 무용단체의 공연이라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국립발레단이 20억원 예산을 투입해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 ‘안나 카레리나’(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작소설을 가져다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티안 슈폭이 2014년 안무한 작품이다.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어우러진 고전미 넘치는 이번 무대는 아시아 초연이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기념 공연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개막도 올림픽을 100일 앞둔 시점을 택했다. 대회 기간인 내년 2월 10일부터는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강릉 올림픽 아트센터 무대에도 오른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관능적인 발레 무대가 될 것이라는 후문이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쌍벽을 이루는 마린스키발레단은 ‘백조의 호수’(9∼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들고 온다. 5년 만의 한국행이다. 이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5)이 오랜만에 고국무대에 올라 지그프리트 왕자 역을 열연한다. 그는 2011년 11월 마린스키발레단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한 뒤 한국뿐 아니라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입단 두 달 만에 주역에 발탁된 뒤 2015년 수석무용수 자리까지 꿰찼다. 지난해에는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상을 받았다. 탄력적인 점프와 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긴 체공시간으로 유명하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은 정열과 비극의 무대 ‘카르멘’(9∼12일 LG아트센터)을 선사한다. 욕망과 사랑, 관능을 대표하는 집시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모던 발레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안무가인 스웨덴 출신 요한 잉거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받았다.

1820년대 세비야 담배공장의 집시 여인 카르멘에 관한 이야기를 현대적 버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안무가 잉거는 이야기의 목격자로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비극성을 강화했다. 순수한 동심의 눈을 통해 세상의 폭력과 인간의 탐욕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카르멘’과 ‘백조의 호수’는 공교롭게도 공연 일정이 겹친다. 고전적인 정통 발레와 감각적인 모던 발레 사이에서 관객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은 드라마 발레 ‘오네긴’(24∼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준비했다.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 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UBC의 간판스타인 황혜민(39)·엄재용(38) 부부의 은퇴 무대이기도 해 각별하다. 부부는 개막과 폐막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작별을 고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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