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인가 절차 위반”… 태풍 되나 미풍 되나 기사의 사진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예비인가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예비인가 이후 관련 규정 삭제도 “상식적 차원에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행정혁신위는 금융위원회가 직접 구성한 외부 자문기구다. 향후 국정감사 등에서 케이뱅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은 11일 이런 내용의 혁신위 논의 현황 및 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오는 12월 최종보고서에서 금융위에 케이뱅크에 대해 어떤 조치사항을 권고할지 확정할 계획이다. 13명의 민간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혁신위의 권고는 강제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 수위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케이뱅크의 인가를 취소하는 수준의 권고가 나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나쁘게 말하면 금융산업 정책이 건전성 감독기능을 약화시킨 것”이라면서도 “금융위의 정책 판단이 위법적이라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향후 파급효과까지 고려해 최종 권고안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논란이 된 우리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비율) 기준 충족 여부와 관련해 “절차적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은 2015년 10월 케이뱅크 예비인가를 신청했는데, 2015년 6월 말 기준 BIS비율이 14.01%였다. 은행법 시행령은 이 비율이 업종 평균치를 넘도록 정하고 있는데,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평균(14.08%)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지만, 금융위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유권해석을 통해 요건을 충족했다고 결론 내렸다. 6월 말 기준이 아닌 3년간 평균으로 계산을 해 달라는 우리은행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시행령에 시점을 명문화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상 직전 분기 말로 평가하던 것을 우리은행에 다르게 적용한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윤 위원장은 “분기 말로 봐야 한다는 금감원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시행령의 업종 평균치 관련 규정을 2016년 6월 삭제했는데 이것도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윤 위원장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오비이락’”이라며 “금융위는 타 업권과의 형평성 유지 등 이유를 들고 있는데 왜 그때 꼭 없애야 했는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케이뱅크 의혹 등의 근본적 문제점이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혁신위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이른바 ‘서별관회의’로 불리는 비공식 회의체를 통해 결정됐고, 논의내용도 비공개됐다”며 “기업 구조조정의 정부개입 원칙을 명확히 정립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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