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1일 국감 증언대에 세울 증인·참고인 선정을 둘러싼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핵심 증인을 맞교환해 명단에서 제외하거나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 가능성부터 흘러나오는 등 국감을 둘러싼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최근 여야 간사 간 협상을 통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권은 사드 배치 결정 등 박근혜정부 의혹을, 야권은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난맥상을 추궁할 핵심 증인을 서로 포기한 셈이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질타를 목적으로 출석 요구를 남발하지 않겠다는 이유지만 민감한 증인은 서로 봐주는 일종의 ‘거래’ 성격이 짙다.

기업인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한 정무위에는 증인들의 ‘해외 출국설’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해외 출장 등 각종 사유를 들어 불출석을 읍소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은 이미 출국 예정자로 거론된다. 정무위 관계자는 “증인·참고인 54명 중 상당수가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출된 불출석사유서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 협의를 통해 증인·참고인 명단이 변경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위원회는 이들을 불러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등 정치 개입과 방송장악 의혹 등을 묻겠다는 입장이지만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많은 증인 신청을 받은 기업인은 양대 대형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 창업자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정무위와 과기정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에서 경쟁적으로 증인 신청을 받았다.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 인터넷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등 이슈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 전 의장과 김 의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대리인을 참석시키겠다는 증인 변경을 신청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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