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교계 단체·교회 홈피 관리 비상… 방치 틈타 음란물·이단 광고 기승

‘선교한국’ 홈피에 외부인이 야한 사진·글 퍼날라 폐쇄… 홈피에서 소통하는 시대 끝나

[미션 톡!] 교계 단체·교회 홈피 관리 비상… 방치 틈타 음란물·이단 광고 기승 기사의 사진
폐쇄되기 전의 선교한국 홈페이지 게시판. 중간 중간 낯 뜨거운 제목과 야한 사진 파일들이 올라와 있다. 선교한국 홈페이지 캡처
“이제부터 기독교에 감사하기로 했다.”

최근 한 인터넷 축구 전문 카페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뜬금없는 제목의 게시물 조회 수는 단숨에 늘어났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기독교를 비꼬는 내용이었습니다. “선교한국이라는 기독교 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면 야한 사진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니 회원들도 참고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내년이면 설립 30주년을 맞이하는 국내 대표적 선교단체인 선교한국 홈페이지는 졸지에 ‘음란물 홈피’로 전락했습니다. 카페 회원들이 앞다퉈 홈페이지를 방문해 자극적인 사진을 퍼 나르기 시작한 거죠.

12일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선교한국 측은 서둘러 해당 게시판을 폐쇄했습니다. 선교한국 관계자는 “2014년에 사용하던 홈페이지 게시판이 해킹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잊고 있었는데 홈페이지를 방치하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낳았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 가운데 유독 ‘방치된 홈페이지’가 많습니다. 교회가 분쟁에 휘말려 있는 경기도 안산시 A교회는 얼마 전 홈페이지를 폐쇄했습니다. 평소에도 관리를 하지 않던 홈페이지 게시판이 ‘목사파’와 ‘반대파’ 간 전쟁터로 돌변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육두문자와 날선 공방이 오가는 홈페이지에 비기독교인까지 가세하자 ‘폐쇄’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겁니다. 서울 광진구 B교회는 교회 홈페이지에서 게시판 기능을 삭제했습니다. 신천지를 비롯해 각종 광고와 음란 사이트 홍보까지 불필요한 정보가 쇄도했기 때문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전문위원인 황인돈 목사는 “교회 홈페이지에서 교인들이 소통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지적합니다. 황 목사는 “교인들은 SNS로 소통한다”면서 “교회에 관심이 있어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교회 브로슈어’ 기능만 남긴 홈페이지로 개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교회·선교단체 홈페이지에 음란물과 육두문자가 떠다니고, 이단 단체들까지 기승을 부린다면 ‘홈페이지가 오히려 선교의 문을 걸어 잠그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재고가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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