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 36명으로 구성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11일 헌법 개정 일정을 확정했다.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도록 3월 15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해 5월 24일까지 본회의 처리를 끝내겠다는 것이다. 개헌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개헌 일정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재확인한 바 있다. 1987년 6·10민주항쟁의 성과로 탄생한 현행 제9차 개정헌법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으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기반을 닦았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나 다양한 국민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사생결단의 정치’가 고착화됐고, 정권교체 후엔 정치보복 논란이 되풀이됐다.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각종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개헌에 대한 찬성 응답이 70%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개헌의 내용으로는 권력구조 개편,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및 선거구제 개편 등이 거론된다. 개헌의 당위성에는 여야 정치권이 공감하고 있지만 방향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권력구조 개편만 놓고 봐도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으로 엇갈려 합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개헌을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자고 주장한 것은 유감이다. 홍 대표는 대선 후보시절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주장했다. 국회 개헌특위에는 한국당 의원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고 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런데도 홍 대표가 딴소리를 하는 것은 지방선거에 미칠 유불리 셈법에 빠져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개헌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붙는 사안들이 많아 동력이 있을 때 해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년은 헌법 제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승자독식을 위해 사생결단하는 후진적 정치체제를 바꾸고 분권과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제10차 개정헌법안 마련에 여야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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