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전쟁’ 中에 밀린다… 美 위기감 기사의 사진
중국이 미국 정부 관리들을 돈으로 매수하거나 미인계로 미국 학생을 포섭하는 등 갖가지 수법을 동원해 스파이전에서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은 중국이 해킹으로 기밀을 빼낸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정보요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명 이상의 전·현직 미 정보 당국자를 인터뷰한 결과 중국이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공격적인 첩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은 지난해 1월 중국 청두에서 미 영사관 직원이 중국 경찰에 체포된 사례를 우선 거론했다. 사복 차림의 중국 요원들이 미국 직원을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의심하고 대낮 길거리에서 체포해 보안시설로 데려간 뒤 간첩활동을 했다는 자백을 강요했다. 이어 다음날 미국 관리들이 그를 구하러 나타났고, 결국 그는 풀려나 곧바로 추방됐다. 미국은 ‘납치 사건’에 대해 중국에 비공개로 엄중 경고했다. 이는 미·중 첩보전이 과열되고 있는 증거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스파이전 사례는 수두룩하다. 지난 7월 워싱턴 연방법원 심리에선 전직 CIA 요원 캐빈 말로리의 범죄행위가 드러났다. 말로리는 지난 6월에 적어도 3건의 정부 기밀을 중국 정보원에게 전달하고 2만5000달러(2830만원)의 현금을 받았다. 그는 중국 정보원에게 “당신의 목적은 정보를 얻는 것이고 나의 목적은 정보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는 메시지까지 보냈다. 해당 정보는 중국 내 미국 정보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공개된 미 국무부 직원 캔더스 마리 클레이본(60·여)의 사례도 충격적이다. 그녀가 중국 등에서 일할 때 중국 보안기관 요원 2명에게 미국 기밀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 중국 요원들은 현금과 아이폰, 패션스쿨 수업료, 집세, 휴가비용 등 그녀가 원하는 것은 모두 제공했다.

중국은 평범한 학생을 포섭해 스파이로 활용하기도 했다. 2014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례로 소개한 글렌 더피 슈라이버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미국 학생으로 중국 정보요원인 여성에게 포섭됐다. 슈라이버는 비밀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미국 정부의 일자리를 구하는 대가로 여성 정보원에게서 7만 달러(7932만원)를 받았다. 그는 4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관리들은 2015년 미국 인사관리국 해킹 피해로 연방 직원 4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도 중국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지난 5월 CIA 관계자를 인용해 2010∼2012년 중국에서 활동하던 미국 정보요원 20여명이 살해·투옥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측이 2010년부터 CIA 조직 제거작업에 나섰다”며 “한 미국 요원은 중국 내 관공서에서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총격으로 숨지는 등 10여명의 요원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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