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살인사건의 여중생 피해자가 생존해있던 마지막 24시간의 ‘크리티컬 아워’(실종·납치사건 해결의 중요 시간)가 경찰의 부실대응으로 허비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실종아동 대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년 전 ‘오원춘 사건’ 당시 드러난 전담조직 부재, 전문인력 부족 등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피해자 김모(14)양이 이모(14)양 집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실종 30시간이 지나서야 알았고, 이양이 아내 자살 사건으로 내사 중인 이영학(35)씨의 딸이라는 사실도 실종 3일 만에 인지했다. 범죄연관성을 조기 파악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중랑서장은 실종 발생 나흘 뒤인 4일에야 해당 사건에 대한 첫 보고를 받았다.

초기대응 실패의 배경에는 비효율적인 조직개편, 전문성 부족이 있다. 경찰은 2015년 실종수사 업무를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로 옮기면서 전담팀을 줄였다. 이전에는 실종사건을 지방 거점 경찰서 형사과 내 실종수사팀이 수사하고 여청과가 공조하는 방식이었으나 강력범죄 연루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잦자 아예 실종수사팀을 해체하고 여청과에 몰아준 것이다. 장애인·노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주로 실종되다보니 여청과가 맡는 게 적절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성범죄와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는 여청과의 업무 부담만 커져 실종수사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종수사의 노하우를 가진 형사가 적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수사 전문 경찰인 ‘수사경과자’가 여청과에는 68%에 불과하다. 87%인 수사(형사·수사·사이버·과학수사)라인보다 현저히 적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선 경찰서에 실종사건을 전담하는 인력이 없어 수사노하우 등의 습득이 안 되고 있다”며 “전담 인력을 장기간 배치해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1년 단위로 바뀌다보니 그럴 여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찰은 김양 실종 당일 어머니로부터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핸드폰이 꺼져 있는데 가끔씩 혼나면 휴대전화를 꺼놓을 때가 있긴 하다”는 말을 듣고 단순 가출 사건으로 판단했다.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 범죄 연관성을 판단하기 위해 실종자의 평소 태도, 행동 특성, 휴대전화·SNS·신용카드 등 사용 기록 등을 살펴봐야 하지만 탐문수사는 허술했다.

박현호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사건을 일반 형사사건 수사하듯이 다루지 않도록 실종전담수사관을 양성하거나 전문화교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이재연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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