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31)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난치성 장질환자 ‘집중케어’ 기사의 사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협진팀.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류마티스내과 박윤정, 피부과 배정민, 소아청소년과 조원경, 소화기내과 김대범 이지민 교수, 영양팀 구민정 윤민향 영양사, 병리과 정지한, 대장항문외과 김형진 조현민, 영상의학과 김경아, 소화기내과 이강문, 안과 지동현 교수. 성빈센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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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베체트장염 등 난치성 염증성 장질환 때문에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돌봐주는 곳이다. 2011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제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중견’ 특수클리닉으로 성장·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염증성 장질환이란 말 그대로 장에 생긴 염증이 만성화돼 낫지 않고 조금 좋아졌다 다시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병이다. 발병 원인을 잘 몰라 완치하기도 쉽잖다. 그래서 당뇨병과 같이 평생 동안 더 나빠지지 않게 꾸준히 잘 관리해야 하는 병으로 지적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서구화 및 산업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질병 발생 패턴이 바뀐 게 원인이다. 자가면역 이상 질환인 베체트병이 장에 발생, 만성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베체트장염도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2002년 이후 최근 4년간 각각 연평균 6.6%, 7.6%씩 증가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국내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는 각각 3만8212명과 1만9204명이었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촌수로 따지면 사촌 같은 사이다. 같은 염증성 장질환으로 묶이긴 하지만, 발병 및 진행 과정에서 서로 같은 듯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크론병은 주로 20대에 발생하는 반면, 궤양성대장염은 20대부터 40대까지 비교적 호발 연령층이 폭넓은 편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염증이 다른 장을 침범하지 않고 오로지 대장만 손상시키는 게 특징이다. 염증이 직장 부위에만 국한돼 있는 경우(궤양성 직장염)가 2명 중 약 1명에 이를 정도. 나아가 만성 염증이 대장 전체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약 25%에 그친다. 궤양성 대장염은 또한 염증이 대장의 표층(점막과 점막하층)에 비교적 얕은 궤양을 만들 뿐, 대장 근육까지 파먹어 누공 천공 등 구멍을 만들지는 않는다.

반면 크론병은 이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입에서 항문까지 장관이 연결돼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염증이 근육층까지 침투, 중증 궤양을 만들고 장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궤양성 대장염은 약물치료만으로 완치를 도모할 수 있지만, 크론병은 수술 외엔 치료할 방법이 없을 때도 있다. 이들 질환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 의사를 찾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처방을 받아 꾸준히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이런 점에서 늘 환자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 개선뿐만 아니라 장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춰주려 노력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협동진료로 최적의 처방

현재 이 클리닉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소아청소년과 류마티스내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안과 피부과 영상의학과 해부병리학과 영양팀 의료진이 최적의 처방을 찾아 수시로 진단 및 치료에 가담하는 협동진료(협진) 시스템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고 장기간 장을 살살 달래며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인 만큼, 환자 개개인의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과 함께 염증이 소화관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생겼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다학제 협진팀은 이를 위해 실시간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관절, 눈, 피부 등 다른 장기에 동반된 염증이 없는지 꼼꼼히 챙겨주고 있다.

치료 목표는 염증조절제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약물을 적절히 조합해 복통 설사 등 이상 증상과 염증이 모두 가라앉는 ‘관해’ 상태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약물 처방만으로 치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는 대장항문외과에서 수술 등 외과적 처치를 해준다.

소아 환자의 경우에는 염증성 장질환이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증상 조절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성인과 달리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는 가운데 증상이 잘 조절되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과적 치료와 관리를 위해 소화기내과와 소아청소년과 교수진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영상의학과와 해부병리학과 의료진은 CT, MRI 등 방사선 검사와 판독, 조직검사를 지원한다. 염증이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 생겼는지, 더 번질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식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성빈센트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전담 영양사를 배치, 수시 영양 상담을 통해 환자들의 잘못된 식생활과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공개 건강강좌와 SNS도 활용

단순히 진료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늘 노력하는 것도 이 클리닉의 자랑거리다. 정기 건강강좌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올바른 의학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면서 언제든지 피드백이 가능한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한 만큼 환자 스스로 싸워서 물리쳐야 할 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환자들은 굳이 진료실이 아니더라도 염증성 장질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궁금한 것을 의료진과 자유롭게 24시간 상담할 수 있게 됐다.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는 16일 “염증성 장질환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환자와 의사가 평생 함께 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치료에 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환자의 상태를 다각적으로 분석,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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